*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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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 도어 열려있었지만, 기관사 착각.. 역무원만 있었어도"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광흠 (서울메트로 홍보실 차장), 박흥수 (사회공공연구소 철도정책객원연구위원)
어제 오전 서울 지하철 총신대입구역 승강장에서 끔찍한 사망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열차를 놓친 80대 할머니가 열차 앞에 서 있다가 출발하는 열차에 끌려가 숨진 건데요. 참 끔찍한 사고에 많이들 놀라셨죠. 그리고 또 한편으로는 의아하기도 했습니다. 승강장에는 안전장치인 스크린도어가 설치돼 있는데, 할머니는 왜 열차에 딸려간 것일까. 우선 어제 상황부터 정확하게 짚어보죠. 서울메트로 홍보실의 김광흠 차장 연결돼 있습니다. 차장님, 나와 계십니까?
◆ 김광흠> 예. 김광흠입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어제 오전 9시 50분쯤 총신대입구역 승강장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이 벌어진 겁니까?
◆ 김광흠> 그때 총신대입구역에서 열차가 출발하려고 하는데 80대 할머니 한 분이 뒤늦게 열차에 타려고 하셨어요. 그래서 전동차 문은 닫히고, 전동차 문이 닫히니까 할머니가 급한 마음에 전동차 문에 지팡이를 끼워 놓으신 거죠. 그리고 그렇게 가까이 있으니까 스크린도어, 요즘 안전문이라 얘기하는데요. 스크린도어는 안 닫힌 상태였고, 지팡이는 전동차 문 사이에 껴 있었는데 그것이 얇다 보니까 전동차 문이 닫힌 걸로 인식이 됐었고요. 그래서 차장이 열차를 출발시키는 바람에 발생한 사망사고입니다.
◇ 김현정> 할머니가 지팡이를 놓으셨으면 되는데 잡고 계셨군요.
◆ 김광흠> 예. 지팡이를 잡고 계시는 바람에 안타까운 사고가 벌어졌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말씀하신 것처럼 승강장과 열차 사이에는 스크린도어라는 안전장치가 있지 않습니까?
◆ 김광흠>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사람이 완전히 승강장으로 물러나야 스크린도어가 닫히는 거고요. 스크린도어가 닫혀야 열차가 출발하게 돼 있는 건데요. 지금은 스크린도어가 할머니가 서 계신데 그냥 닫혔던 건가요?
◆ 김광흠> 아니요. 할머니가 서 계신 동안에 스크린도어는 닫히지 않았습니다. 다른 스크린도어들은 모두 닫혔는데 그 구역의 문은 열려져 있는 상태였고요.
◇ 김현정> 스크린도어는 한 칸 한 칸이 다 따로 움직이는 거군요?
◆ 김광흠> 예. 각각의 센서가 있어서 다른 문들은 다 닫혔고요. 그 문은 안 닫힌 상황이었습니다.
◇ 김현정> 할머니가 계셨던 곳의 그 문만 열리고 나머지는 닫혀 있고요.
◆ 김광흠> 스크린도어가 모두 닫히게 되면, 차장석에 표시등이 켜지게 돼 있습니다. 다 닫혔다고요.
◇ 김현정> 육안으로 하나하나 확인하는 게 아니라 자동모니터가 있는 거군요? 표시가 되는 모니터가?
◆ 김광흠> 예. 그래서 그 표시등에 문 하나가 안 닫힌 걸로 표시가 정상적으로 됐는데요. 그런데 저희 직원과 비슷한 옷차림을 하신 분이 마침 또 그 근처에 서 계셨어요. 그러니까 저 문이 고장이 나서 직원이 서 있는구나, 이렇게 오해를 하셨고요. 전동차 문은 정상적으로 닫혀 있었으니까요.
◇ 김현정> 그러면 지금 기계 오류가 아니라는 말씀이신 거죠?
◆ 김광흠> 네.
◇ 김현정> 표시는 다 돼 있었는데 역무원과 비슷한 옷을 입은 사람이 하필 할머니가 계셨던 승강장 앞에 서 있다 보니까 저 스크린도어는 고장으로 문이 열려 있구나, 이렇게 인지를 하고 출발했다는 말씀이세요.
◆ 김광흠> 네.
◇ 김현정> 그런데 스크린도어가 완전히 닫히지 않으면 열차 출발이 자동적으로 제어가 된다든지, 이런 시스템은 아닙니까?
◆ 김광흠> 2호선 같은 경우에는 출발을 못하게 돼 있기 때문에 한 단계 더 조작을 거쳐야 되고요. 1, 3, 4호선 같은 경우에는 차장이 육안으로 확인해서 이상이 없는 걸로 판단이 되면 출발을 할 수 있게 돼 있습니다.
◇ 김현정> 스크린도어가 열려 있어도 자체 판단에 의해 출발이 가능한 시스템. 그러니까 분명히 기계 오류가 아니라는 것은 완전히 확인이 된 겁니까?
◆ 김광흠> 예. 현재까지는 기계적인 오류나 관제시스템의 문제나 이런 쪽으로 생각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 김현정> 철저하게 진상조사 부탁드리고요. 오늘 고맙습니다.
◆ 김광흠> 감사합니다.
◇ 김현정> 서울메트로 홍보실 김광흠 차장을 연결해서 구체적인 내용들 짚어봤습니다. 그런데 스크린도어로 인한 사고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안전하자고 마련한 스크린도어에서 왜 사고가 끊이지 않는 건지 이 부분 짚어보죠. 전문가 연결합니다. 사회공공연구소 박흥수 철도정책객원연구위원 연결돼 있습니다. 박흥수 선생님, 나와 계세요?
◆ 박흥수> 예. 안녕하세요.
◇ 김현정> 사고 현장에 다녀오셨죠?
◆ 박흥수> 예.
◇ 김현정> 맨 처음 화근은 할머니의 지팡이가 전동차 문에 끼인 겁니다. 그런데 지팡이가 얇은 쇠꼬챙이도 아닌데 어떻게 전동차 문이 인식을 못하죠?
◆ 박흥수> 열차의 센서가 인식하는 데 한계가 있고요. 그래서 센서의 정밀도를 더 높여야 되는 문제도 있고요.
◇ 김현정> 그러니까 전동차 문에 보면 고무로 된 부분이 있는데요. 그 고무 부분은 그 사이에 지팡이 같은 얇은 게 낄 경우에는 센서가 작동을 잘 안 하는 거군요?
◆ 박흥수> 예.
◇ 김현정> 어쨌든 그래서 열차문은 닫혔습니다. 하지만 스크린도어가 있지 않습니까? 다행히 스크린도어는 할머니를 제대로 인식을 했어요. 그래서 열려 있었어요. 그런데 차장은 이 문이 고장이 나서 열려 있는 걸로 착각을 했다는 겁니다. 어떻게 보세요?
◆ 박흥수> 이게 계속 운행 중에도 여러 번 오작동 경험이 있기 때문에요. 운행하는 승무원들은 항상 설사 오작동이라도 실제 문제가 있을 거라고 예상하고 대처를 해야 되는데요. 으레 그랬던 것처럼 이번에도 오작동이겠거니 이렇게 예단을 해버리는 실수가 있을 수 있습니다.
◇ 김현정> 스크린도어가 오작동을 자주 해요?
◆ 박흥수> 꼭 서울메트로의 스크린도어만 그런 게 아니라요. 도시철도공사나 코레일이 운영하는 지하철이나 전철에서도 스크린도어 오작동은 수시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어쨌든 이 승무원, 차장은 착각을 했다, 이렇게 얘기를 하고 있고요. 그래서 출발을 했다고 하는데요. 그러면 스크린도어가 열려 있으면 열차 출발을 아예 못하게 하는 장치가 있었어야 되는 거 아닌가요?
◆ 박흥수> 그런데 안전이 확보되고 오작동이 됐을 때조차도 열차를 출발시키지 못하면, 열차가 연속적으로 지연이 돼서 교통체계에 굉장히 큰 혼란이 올 수 있습니다. 그래서 굉장히 중요한 건 그런 것들을 보완할 수 있는 이중안전장치로 사람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한데요. 한국의 지하철 같은 경우는 승강장에 역무원이 없거든요.
예를 들면 일본의 경우에는 정규직 직원인 역무원이 승강장에서 그런 기관사나 차장이 감지 못하는 경우를 발견해서 열차 출발을 못하게 한다든지 이런 역할을 하고 있는데요. 한국의 지하철이나 전철에는 승강장에 역무원이 거의 배치되지 않고 있는 게 또 하나의 문제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럼 지금 지하철은 차량 한 대에 승무원이 1명입니까?
◆ 박흥수> 기관사와 차장이 맨 앞과 뒤에서 운행하는 2인 승무 시스템으로 운영하는 곳이 있고요. 또 차장이 없고 기관사 혼자서 운영하는 시스템이 혼재돼 있는데요. 여러 가지 경영효율화, 인건비 절약 차원에서 계속 차장, 승무원을 없애는 추세로 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역무원을 배치하게 되면 인건비가 증가하게 되고 이건 또 공기업 방만 경영이라고 또 욕을 먹게 되거든요. 경영평가에서도 하위로 내려가고요.
그래서 안전에 대해서 들어가는 돈은 비용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적극적인 안전을 위한 투자의 개념으로 봐야 되는데요. 지금 공기업 경영 정상화 이런 문제들 속에서 안전문제는 일단은 부차적인 문제로 여겨지는 게 아닌가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끔찍한 지하철역 사고. 오늘 그 이면을 들여다봤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듣죠.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