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 6 (토) 나이
저녁스케치
2025.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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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를 먹다보니
화려함보다는 수수함이 좋고
요란함보다는 간결함이 좋다

나이를 먹어가니
가벼움보다는 묵직함이 믿음직하고
뾰족함보다는 수더분한 것이 편하다

그래도
갓난아이의 자지러지는 울음소리는 반갑고
때를 안 가리고 자라는 이름 모를 풀도 곱다

나이를 먹다 보니
아침에 맛나던 음식이 입에 쓰고
맛이 없어 팽개쳐 두었던 고구마가 그립다

살아온 흔적만큼이나
변덕이 심한 것이 나이다.

정기성 시인의 <나이>

언제부턴가 맛도, 멋도, 삶도,
더하기보다 덜어낸 것이 좋습니다.

조금 슴슴해도 무탈한 하루가 고맙고,
소박한 행복을 알아가는 기쁨도 즐겁고,

일과 사람으로 가득 채웠던 시간을
온전히 나를 위해 쓰는 법을 알아가는 것도 좋아요.

무엇보다 수묵화처럼 점점 늘어가는 삶의 여백이,
그 여백이 주는 깊은 마음의 울림이 참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