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명하기를
고등어 무조림이지
무 고등어조림이라곤 하지 않는다
시원한 맛 무가
고등어 아래 깔려 그 무게를 견디며
숨 다 꺼질 때까지 자기의 향을 풀어 놓는다
무가 고등어에 스며든다
고등어조림
무는 불러주지 않고 그냥 고등어조림이라 한다
사람살이도 그와 같아
생에 한 번 고등어가 되지 못해도
그 무엇의 완성을 위해
기꺼이 무가 되는 사람이 있다
문장을 이룰 때 주어를 꾸며주는
없어도 짜다리 아쉽지 않은 부사 같은데
냄비 맨 밑바닥에서 물커덩
제 몸 으스러지는 줄도 모르고 뜨겁게 끓어오른다
성희 시인의 <쓸쓸하게 아름다운>
고등어조림의 깊은 맛은
가장 낮은 곳에서 견뎌낸 무로부터 나온다는 말이
평범하게 살아가는 우리의 하루를 다독입니다.
그러니 우리, 조금 더 당당해지기로 해요.
화려하지 않아도, 꼭 무엇이 되지 못해도
우린 살아갈 의미가 있는 소중한 존재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