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희의 꿈과 음악사이에

음악FM 매일 22:00-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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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도 남았다면 또 그렇게 사랑해
조은나날
2008.08.24
조회 77
3년만에 그녀와 통화를 했습니다.

이혼을 하자는 말은 변화가 없었습니다.

그녀 나이 30살에 아직 젊었으니 보내 달라고 할 때부터였으니,

꼭 10년이 되었군요.

아기만 없었으면..,

정말 사랑하는 진형이만 우리 사이에 없었으면..,

그녀를 어쩌면 좀 더 편하게, 그리고 행운을 빌며 보내어 주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녀를 끝내 사랑하니까요.




남들은 이기적이다고 혹은, 집착이라고까지 말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순전히 남 이야기일 뿐입니다.

중요한건 우리니까요.



그리고

우리의 부모님들이 그러셨듯, 우리도 어쩌면 아이에게 스스로 이야기를 만들어 나갈 만큼 성장하는 동안

울타리가 되어 주는것은 세상을 살면서 참 소중하고 그보다 가치있는 일은 몇 가지 없다고 봅니다.

어쩌면 이 세상은 그런 본심으로 해서 수 천년을 끊김없이 이어져 온 것이니까요.



누구는 말합니다.

지금부터라도 나 자신을 찾고, 그 속에서 진정한 삶의 의미를 찾기위해,

어쩔수 없이 또 다른 하나를 버릴 수 밖에 없었다고..,

그리고 어려운 결정속에서 힘든 나날을 보내며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고 그런 과정을 거쳐 지금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그리고 만족하고 그 때의 자신의 판단을 현명했다고 생각한다고..,



만일, 그 사람이 그렇게 자신의 삶의 소중함을 깨닫는 다행스러운 계기가 찾아왔고, 너무나 간절해서 선택하는중에

또 하나를 포기해야 하던지, 또는 버려야 했던 것이 아이의 몫이었다면,

그 아무리 잘난 지금이라도 그는 어쩔수 없는 그렇고 그런 사람일 뿐입니다.

아마 그렇게 떠들고 자신감에 차있는 모습에서

그의 의도와는 달리 우리가 너무나 쉽게 발견하게 되는것은 삶의 회복에서 오는 행복감이나,

진정한 삶의 안착에서 오는 여유로움이 아니라,

초라하고 변명이 많아진 그래서 말수가 유달리 빠르고 설명할게 많아진 사람으로만 보일 뿐입니다.

정작 그의 풍요로운 생활이나 이상실현에서 오는 여유는 왜 진하게 보여지지 않는걸까요.

그 사람의 내면의 짙은 쓸쓸함이 먼저 보이는 까닭은 무엇일까요?

그렇습니다. 그 자신도 일과를 끝내고 침실로 들어설 때는 누구보다 먼저 알고 있을테니까요.




그것은 때를 놓친 사랑에 대한 설명은 할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냥 그렇게 자신을 제외하고 지나간 버린 것이기에..,

어쩌면 그것마져 설명하려하고, 이해를 구하려 한다면 정말 욕심으로 가득한 사람일것입니다.

특히, 그 대상이 내 아이라면..,

여러분은 가능하다고 생각하세요? 아이의 깨끗한 눈망울을 쳐다보며..,



세상을 산다는것은 무척 힘들고 고단한 것은 사실입니다.

어느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에서 눈에 띈 대사

[그녀는 자신의 미래를 기억하는것 조차 죄악으로 생각하고 있다.]

짧은 말이었지만 아마 그 영화는 그녀가 주인공은 아니었지만,

줄 곧, 그녀를 따라 다니는듯 보였습니다.

지금의 제가 그런것 같습니다.



이상하게 새벽 4시까지 일하고, 둔하고 무거워진 어깨를 비비며,

접이식 침대에서 일어날 때부터

평소에는 생각지도 않았던 [조 동진-제비꽃] 노랫말이 중얼 거려졌습니다.

[아주 작은 일에도 눈물이 나..,]

어느 블로그에 담겨 있는 곡을 찾아 하루 종일 계속해서 들었습니다.

지금같은 심정이라면 아마 몇 일은 더 그렇게 될것 같아요.



편하고 평온했습니다.

오랜만에 휴일에 때 아닌 평온이 찾아와, 누군가에게 문득 감사할 마음까지 생겨,

어머니에게 전화를 드렸습니다.



“ 둘째야 형수한테 연락이 오는 모양이다.

너가 또 힘들어 할것 생각하니 차마 말이 입에서 안 떨어졌는데

너도 결국은 알아야 되지 않겠니.., “



전 영화나 드라마에서 충격을 받으면 쓰러지는 것은 단순히 과장된 연기로만 보였습니다.

어머님의 떨리고 갈수록 약해지는 음성을 듣고는 수화기를 떨어 트릴뻔 했습니다.

온 몸에 힘이 빠지면 수화기가 들고 잇을 수가 없었습니다.

아주 짧은 시간이지만, 많은 이야기들이 한꺼번에 지나갔습니다.



그녀에게 해야 할 말과 내 자신에게 해야 할 이야기..,

무엇보다 내 아기 진형이에게 훗 날 해 줘야 할 이야기에서는 울컥 눈물이 쏟아졌는데,

정작 눈물은 흐르지 않고 눈가에 고여 맴돌고만 있네요.



생각하지 말라고, 생각하지 말라고,

잘 될거라고, 당연히 소망하던데로 잘 될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주문처럼 외우며, 우리의 재회를 더욱 견고하게 하기위해,

몸이 부셔져 가는 느낌이 오히려, 상쾌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지루한 불경기

끝없이 돌파구만 필요한 이 땅의 평범하고 약한 사람들처럼,

어떻게 해야 되는지, 무엇으로 시작해야 하는지..,

안타깝게도 갈수록 세상은 그렇게 없는 사람들 편에서는

점점 더 멀어지는것 같습니다.




악몽같은 1998년 말의 IMF

너무 어린 나이에 벌려 놓은 법인체를 그냥 무너지는것을 쳐디 볼 수만 없어

정말 피가 마르는것을 느끼면서 애닯아 했던..,

우리의 지금이 있게 만든 그 기억들을 생각하면 많은 것에 화가 나기도 합니다.

하지만 결국 모든것은 그런 외부적인 탓이 아니라,

내 탓인것입니다.

스스로가 저질러 버린것이었습니다.




차마 희망을 저 버릴 수 없듯,

무엇을 해야 되는데.., 해야만 하는데.., 급해지기만 하는 생각뿐이지,

무엇으로 어떻게 해야할 지 몰라 지나버린 시간들이 너무 길었습니다.



처음으로 혼자가 되어 본다는것,

가족이란 단어가 내 마음에서 떨어져 나가 버리고,

생활권에서 없어지고, 그런 모습에 주변인에게 마져 어색한 존재가 되어버리는 과정이

정해진 순서처럼 지나갔습니다.



이제는 알고 있어요.

혼자라는것.

그냥 그렇게 혼자가 되어 버렸다는것,

하지만 그것이 두렵거나 힘들다고 말하고 싶지 않습니다.

물론, 매번 어금니를 깨물고 하늘을 자주 쳐다보게 되었고,

힘든건 사실입니다.



연락을 하면 힘들어하고, 또 특별히 희망적인 이야기로 이어지지도 않았습니다.

그런 대화가 길어지면 언제나 서로에게 엉망이 되어버린채 끊게 됩니다.

그것은 아마 이제 서로에게 순수감정으로 돌아갈 수없을 만큼 신뢰감이 사라진 까닭이겠죠.

그리고 각자 다른 생각의 바탕으로 그려 놓은 미래가 상이하게 차이가 많이 나 그럴것 같습니다.



함께 해야, 그렇게해서 우리가 행복해 질수 있는 미래가 될거란 것과,

우리라는 말 그 자체마저 서로를 힘들게 만든다는것,

이 간격을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요?




전화를 했습니다. 그렇게 많은 시간은 걸리지 않았습니다.

예전처럼 특별한 용기나 몇 번의 침을 삼키며 다짐에 다짐없이 전화를 했습니다.

그냥 막연한 감정으로 아무런 준비없이 전화를 했습니다.

그래야만 편하게 진실되게 이야기 해 줄수 있을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끝내 이렇게 말해 버렸습니다.




" 당신 뜻데로 해..,

너무 잔인하게 길어진 시간들을 용서해 달라고,

이렇게 이야기 할때까지 기다려준 당신이 고맙고 감사하다고..,

이제부터는 우리 진형이에게

아버지가 끝내 막지 못한 지금 이 순간을

용서를 구하며 살아가겠다고..,"







즐거운 휴일 날 이런 사연 보내게 되어 미안해요.
이제 이야기 할 수 있는곳이 여기밖에 없네요.
이 시간 항상 일과중 가장 예쁜시간 좋은 생각으로 함께하며 지냅니다.
혹시 제 사연이 나오게 되면 녹음 부탁 드릴수 잇을까요?
우리 예쁘고 예쁜 진형이에게 나중에 이만큼의 시간이 지난 나중에
주고 싶습니다.
미안하다는 말보다 훨씬 나을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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