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희의 꿈과 음악사이에

음악FM 매일 22:00-24:00

* 게시판 성격 및 운영과 무관한 내용, 비방성 욕설이 포함된 경우 및
  기명 사연을 도용한 경우 , 관리자 임의로 삭제 될 수 있습니다.
* 게시판 하단, 관리자만 확인할 수 있는 [개인정보 입력란]
   이름, 연락처, 주소 게재해주세요.
* 사연과 신청곡 게시판은 많은 청취자들이 이용하는 공간입니다.
  사적인 대화창 형식의 게시글을 지양합니다

시간 터널을 지나다가
박종찬
2008.02.13
조회 34

얼마 전 아침부터 방 정리를 시작하시던 어머니의 부탁에
떠밀려 오랜만에 방 정리를 하였습니다.
작은 방이지만 방 안에는 10여년간 모아두었던 레포트들과 책들이
책장과 서류함 빼곡히 쌓여있더군요 돌아보니 벌써 10여년이
흘렀습니다.

대학 1학년때부터 대학원까지
모아온 레포트들과 각종 서류들을 쌓아왔으니 말입니다.
제딴에는 버리지 앉으면
혹시 다시 쓰게 될지 모른다는 생각 때문에
지금까지 모아왔던 것이었습니다.
한 귀퉁이에 처박아 두었던 문서들을 정리하면서
그 때의 기억들을 떠올리고, 샛노래진 문서들을 보고 있노라니

'아.... 세월이 벌써 이렇게 흘렀나.....?'
'내가 이런 글도 썼었나....?'

하는 생각이 계속 들더군요
아마 나만의 시간은 비연속과 연속의 시간이
같이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보았습니다.
흘러가는 시간은 연속적이지만 그 때의
시간은 비연속적이었다가 레포트들을 들추면서
그 때의 기억으로 다시 연결 되었기 때문이라고 말입니다.

산떠미같은 레포트들을 정리하고
오래된 문서들은 과감하게 버렸습니다.
예전엔 버리지 못해왔던 것이었는데 아까운 생각도 있었지만 말입니다.

레포트 더미가운데에서 대학 3년 때 수강했던 문학과 관련한 수업레포트를 발견했습니다. 미하엘 엔데의 ‘모모’를 읽고 쓴 레포트였는데 지금봐도 참신한 글쓰기를 시도했더군요
...
모모와 상상속의 대화
모모야 내 생각을 어떻게 (난 모모에게 요즘 내 생각을 물어보았다.)
나 : 모모야 오랜만이야 잘 지내니? 요즘은 어떻게 지내니?
모모 : 원형극장에서 우리 친구들과 함께 즐겁게 지내고 있어 넌 어떠니?
나 : 매일 매일이 그렇지 뭐! 아직도 시간에 쫓겨 살아 바둥되고 있지 제대로 된 삶이 필요해 아니.... 쉴 시간이 필요해 매일매일 쫓기고 있어
모모 : 넌 아직 시간의 의미를 발견하지 못했구나? 시간은 삶이고 삶은 가슴속에 있는거야
자유해 보렴 가질려고, 이루려고, 받으려고만 하지 말고 가끔은 너 자신을 바라봐봐
나: 그렇구나 모모야! 고마워 난 아직... 아직도 ....


시간속에 갖혀 있으면서
시간에서 자유로워있지 못한 지금의 제 모습은
대학3학년때나 지금이나 여전한 것만 같네요
무엇인가 바쁘다는 이유 때문에 시간에 쫓겨 살아왔는데
서른, 계란 한판 나이를 지나면서 가려진 시간 속에서
잊혀져왔던 나 자신에게 모모는 그 때도 지금도 시간에서 자유로워지라고 말을 해주고 있네요....

아무튼 오랜만에 방 정리를 하면서
버리는 행위로 시작하여 무엇인가를 발견을 하는
역설적인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한 때 그토록 열정적으로 살아왔던 때가 있었고
치열하게 진리를 위해 고민해왔던 지난날이 있었기에
부족하지만 오늘날의 내가 있게 되었구나 하고 생각해 해봅니다.

피에르 상소의 ‘느리게 산다는 의미’의 한 부분에
이런 말이 있더군요
“느림이란 시간을 급하게 다루지 않고, 시간의 재촉에 떠밀려 가지 않겠다는 단호한 결심에서 나오는 것이며, 또한 삶의 길을 가는 동안 나 자신을 잊어버리지 않을 수 있는 능력과 세상을 받아들일 수 있는 능력을 키우겠다는 확고한 의지에서 비롯하는 것이다.

바쁜 시간을 살아가면서 무엇인가
중요한 무엇인가를 잊고 있지는 않은지
다시 한번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윤희씨는 시간의 터널을 어떻게 지나고 계시나요?
앞으로 10 년후에 모모와 다시 대화한다면
그때는 어떤 대화가 오고 갈지 참 궁금해지는 오늘입니다.

* 신청곡으로 폴 포츠의 Cavatina 신청합니다.

댓글

()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해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