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입니다.
저번 주에는 시골에 다녀왔습니다.
홀로 시골집을 지키시며 농사 짓는 할머니를 뵈려구요.
저와 아내 그리고 부모님과 이모네 삼촌식구들이 모두 모여
오랜만에 한산했던 할머니댁이 시끌시끌 했습니다.
30여년 전 할아버지는 감나무 묘목을 하나씩 하나씩 가져 오셔서
묵묵히 뒤뜰과 앞마당에 심으셨습니다.
어렸던 저는 할아버지가 묘목을 심으실 때 옆에 서서
할아버지가 나무를 심는 모습을 지켜 봤었는데
그때 그 나무들이 지금은 저보다 훨씬 커져서 감이 주렁주렁 합니다.
제 아내는 감 따는 게 처음이라며 눈오는 날 강아지가 뛰어 다니듯
이리저리 뛰어 다니며 좋아라 하고
그 모습에 저도 슬며시 웃음이 났습니다.
아침 일찍 시작한 감따기는 점심 때가 지나도록 절반도 거두지
못했습니다. 할머니는 갈길 먼 사람들 빨리 가야 한다며
먹을만큼 챙겨 가라 하셔서 우리는 감따기는 그만두고
마당 한가득 쌓아놓은 감을 포장했습니다.
각자 먹을 것 말고도 주변 사람들에게 선물할 것도 챙겼는데도
마당에는 아직도 감이 그득했습니다.
집에 돌아와 풀어놓은 감을 보니 제 마음도 풍족합니다.
손자들 생각에 힘들다 말씀 없이 심고 보살피신 할아버지 할머니
덕분이겠지요.
새삼 할아버지가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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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을 품에 안고
신충식
2007.11.02
조회 18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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