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희의 꿈과 음악사이에

음악FM 매일 22:00-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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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에게로 가라
바람새
2007.10.20
조회 19

유리창 밖으로 바람이
나뭇가지를 세게 치고 가던 날
나무 위 새집은 불안하게 흔들리고
나뭇잎들은 익숙한 몸짓으로
지상을 향해 추락하기 시작했다
오랜 옛날부터
그럴 수 밖에 없었던 것처럼
바닥에 떨어져 부딪히며
어딘가로 달아나는 낙엽들마다
참, 이상하지
그리워하는 그 사람을 보니

그렇게 구르다 멈춘 곳에서
또 어느 것으로든지
새롭게 무엇으로 다시 나거라 하고
휑하니 나무의 몸을 뚫고 지나가는
바람도
여기 아닌 강이나 바다에서
저보다 세찬 물결을 만난다면
깊은 그 속에 빠져들어
눈 감은 채로 한참동안 있다가
돌아와 내몸을 흔들 날을 기다리겠지

다시 태어나거든
사랑하는 사람에게로 가라고
저기 저 나뭇가지를
세게 흔들고 가는 바람과
떨어져 뒹구는 낙엽의 말없는
화두(話頭) 아닌 화두(話頭)
그래, 예전부터
그렇게 해야만 했던 것처럼
오래 오래 기다렸다가 기다렸다가
사랑하는 사람에게로 그렇게 가거라
사랑하는 사람에게로 다시 나거라... /김종제/


벌써 낙엽이 집니다.
전철을 타고 다닐 때는 가을이 오는지 가는지 몰랐는데,
요즘은 버스를 타고 여행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해 비치는 버스에서 바깥을 보니 꼭 11월 같은 게...
훌쩍 나이든 기분도 들었구요.

생각이 많아졌을 땐, 가급적 많이 들으려고 합니다.
들으려고 애쓰다보니, 아무래도 말은 줄어드네요.
가끔씩 찾아오는 이런 시간을
말없이 견뎌야 하는 사람들에게 늘 미안하지만...
이해해 주길 바라는 믿음과 이기심이겠죠.

이른 낙엽을 보면서...
이제 바라는 거라곤 누군가의 마음만 남겨두고
모두 버릴 수 있었으면... 하는 겁니다.
처음에 그랬던 것처럼.

- 재주소년/마음의 지도,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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