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희의 꿈과 음악사이에

음악FM 매일 22:00-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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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머무는 자리
이명숙
2007.09.14
조회 64
앞으로 갈수록
마음의 여백이 점점 넓어지는 계절 가을,
걸을수록 내 어깨에 내려앉아
추억처럼 간지럽히는 따스한 햇볕 한 줌과,
모퉁이만 돌면 나타날것 같은 엽서에나 나올법한
자그만 찻집 하나...
물끄러미 창틀에 쌓인 먼지를 바라보며
하염없이 세상을 내다보는 일도,
끊임없이 당신을 기다리는 일도,
소리없이 바람이 불어오는 곳을 향해
일제히, 눈을 둔 것처럼
어느 날 갑자기 아무 이유도 없이
가슴이 덜컥 내려앉으면 떠나봐야지...
한 번쯤, 나 태어나고 자라던 곳을 향해
비록 목적지 없는 발걸음일지라도 발이 부르트고
물집이 잡혀도 그 길을 갈 수 있을 것 같다.
구기자 꽃이파리 그 조그맣다 못해 여린,
잎들이 빨갛게 눈물처럼 피어날 때
내가 다니던 초등학교 앞의 비포장 국도에는,
아이들의 표정만큼이나 해사한 가을빛이 앉아있을테고
그 빛을 꼭꼭 밟아가던 내 마음은
하루쯤 쉼없이 떠돌아다녀도 좋을 것 같다.


길은 모두 앞으로만 가게 되어 있고,
돌아서면 또다시 앞이었는데,
그때 내 마음에 담겨있던 모습들 다 흐려지고
모든 약속은 자꾸만 뒷걸음 치고
계절은 바뀌고 또 세월은 흘러흘러
여기는 흐린 하늘밑 우울하기 그지없는 회색市.
지금처럼 비가 오면
나는 채집된 식물처럼 납작하게 엎드려
젖은 유리창처럼 온종일 젖어가지.
누가 넘기는지도 모르는 삶의 책장 속에
꼼짝 못하고 갇혀서.....


바람꽃/비와 외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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