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만 있다가 갑자기 직장생활을 하게 됐어요.
아버님 병원비도 만만치 않은데다
시골에 혼자 계신 어머님도 당뇨에 관절염이 심해서
매들 드리는 용돈으론 어림없었거든요.
남편의 월급이야 빤한 것이고
아이들도 하루가 다르게 커가니 들어가는 돈은
밑 빠진 독에 물붓는 식이더라구요.
결혼하기 전 경리과에 근무했던 이력을 살려
마침 아는 분의 소개로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취직이 되었고
지난 4월부터 출근하게 되었죠.
퇴근시간 정확하고 휴일날 쉴 수 있다는 매력에
월급은 얼마 되지 않아도 그럭저럭 두 아이 뒷바라지하며
다닐만 했는데 며칠전부터 몸이 무겁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피로가 누적돼 그런가보다 하고 잠을 푹 자면 되겠지, 했는데
드디어 저도 고뿔에 걸린거예요.
그것도 지독한 감기라는 독감에 말이죠.
하루이틀 지나면 낫겠지 했는데 장난아닌거예요.
온몸이 맞은것처럼 쑤시고, 살갗이 닿기만해도 아팠어요.
소장님께 출근을 못하겠다 말씀 드리고 약을 먹은후
잠을 자고 있는데 아이가 오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몸은 천근만근..그대로 눈을 감고 말았죠.
그런데 얼마후 방으로 들어온 딸아이가 죽을 쑤었다며 저를 깨웠어요
세상에나~~네가 이걸 어떻게 만들었니? 물으니까
인터넷을 뒤져 만들었다는 거예요.
비록 쌀을 제대로 불리지 않았지만 그럭저럭 먹을만하더군요.
평소에 컴퓨터 게임 많이하고,
공부는 안하고 텔레비전 많이 본다고 잔소리만 했었는데
종재기에 간장까지 챙겨서 흰죽을 쑤어온 기특한 딸, 상미!
해주는 것만 먹을줄 알았지 생전 뭐하나 할 줄 모르는 딸이었는데
뜨거우니까 호호 불어서 먹으라는 말까지...
완전 감동이었어요.
딸 키운 보람이랄까요?
남들 보기엔 대수롭지 않은 일일 수도 있겠지만
항상 철부지 아이로만 알았는데 언제 이렇게 컸을까? 싶기도 하고
죽을 먹는내내 눈물을 말아 먹었어요.
주사를 맞고 약을 먹어도 나을 기미가 보이지않았는데
오늘 딸아이가 끓여준 흰죽을 먹고 감기가 뚝, 떨어진 것 같아요.
저녁엔 1회용 스프까지 사와서 끓여주고...
이제 초등학교 3학년이지만 다 컸다 싶기도 하고,
오늘 몸은 천근만근 고통스러웠지만 딸 상미로 인해 생전 처음 자식이 해주는 음식을 먹고 너무너무 행복한 하루를 보냈어요.
벌써 다 나은듯 것 같고 기운이 나네요.
이 행복한 기분 쭈욱...꿈길까지 이어가고 싶어 몇자 남겨요.
소중하고 예쁜 내 딸 상미야! 고맙고 엄마가 무지 많이 사랑해!
이젠 다시 아프지않을게!
윤도현 --- 사랑two (딸이 좋아하는 노래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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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선물
정영숙
2007.09.07
조회 19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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