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날
그립다
햇살이 멸치떼처럼 이리저리 몰리며
은빛 비늘을 폴폴 날리는 대낮
비린내 촘촘히 얽혀있을 때
잊지 않기 위해
계단을 오르내릴 때마다
파도처럼 살아 숨쉬는 혈관은
알맞게 뜨겁다
여름 한낮
흐르는 빗물의 서늘한 눈매를
바라보며 걷다보면
선연히 피어난 한무더기 접시꽃만이
말없이 환(幻)하다
*늘 끼적이는 걸 좋아하는 게
습관이 되어서 일기를 쓰거나 혹은 무언가
가슴속에서 열병처럼 끓어오르는 감정을 주체 못해
집착처럼 흔적을 남기는 제 자신을 발견하곤 해요.
사진이 담긴 앨범을 들추듯
펼친 옛노트에서 우연히 발견한 시 한 편...
스무 살 그 푸른 나이에
그 무엇이 그리도 환, 했을까요?
유재하 / 지난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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