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난한 사랑 노래 - 신경림
가난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모르겠는가
너와 헤어져 돌아오는
눈쌓인 골목길에 새파랗게 달빛이 쏟아지는데
가난하다고 해서 두려움이 없겠는가.
두 점을 치는 소리
방법대원의 호각소리, 메밀묵 사려 소리에
가난하다고 해서 그리움을 버렸겠는가.
어머님 보고 싶소 수없이 뇌어보지만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
내 볼에 와 닿던 네 입술의 뜨거움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속상이던 네 숨결
돌아서는 내 등 뒤에 터지던 네 울음
가난하다고 해서 왜 모르겠는가.
가난하기 때문에 이것들을
이 모든 것들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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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엔 이런 말 하면 사람들이 싫어합니다.
가난이라든지, 애절함이라든지, 깊이라든지, 눈물이라든지...
구질구질한 이런 골동품 같은 종류는,
'사랑' 같은 거는 사람들에게 더이상 첫번째 이유가 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나는 이런 종류의 감정을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하면서,
문득문득 '가난하기 때문에 모르겠는가 너와 헤어져 돌아오는 골목길에 새파랗게 달빛이 쏟아지는데..'라는 시구를 떠올리기도 합니다.
가난하기 때문에 포기해야 했던 어느 청년의 사랑이야기 따위가 나와 무슨 상관이길래... 이해할 수 없는 감정에 대한 비이성적인 감동 같은 것이 녹아있는 글입니다.
요즘엔 이런 것들은 유치하고 부끄러운 감정에 속합니다. 그러나 내 안에 있는 어쩔 수 없는 정서.
그래서 이 시와 덩달아 생각나는 음악 두 곡을 신청해 봅니다.
어리석은 사랑 노래.
포지션의 'I Love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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