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조무사가 되려고 병원에서 실습중이에요.
오늘은 그 셋째 날이었고요.
내가 일하는 곳은 입원환자들이 많은 병동과 중환자들이 있는 데이다.
주로 하는 일도 환자나 보호자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일.
또는 간호사선생들의 잔심부름...
환자복이나 침대시트를 새로 바꿔 입거나 바꾸기 위해서
간호사실에 오는 사람들에게
새 것으로 내어주는 일이다.
오늘은 세탁한 환자복과 침구가 오는 날이다. 월 수 금 이렇게 일주일에 세 번 ...
환자복의 종류도 참 많다.
크기별로 다르고 기능별로도 다르다.
세탁하여 가져온 옷과 시트들을 나눠서 장에 넣는 일은
내가 나서서 한 일이다.
간호사들의 몫이긴 하지만 내 몫으로 삼고 싶은...^^
재활병원인 만큼 움직임을 활발하게 할 수 있는 환자는 아주 드물다.
대부분 보호자 또는 간병사-요즘 간병인이 아닌 간병사라고 하나보다.
호칭 또한 '아주머니'가 아닌 '여사님'이라 한다. 좀 어색하긴 하지만...-가
옆에 있다. 물론 혼자 움직일 수 있는 환자들은 보호자 없이 생활을 하고 있다.
아, 중환자실...
이 곳 중환자실에 있는 환자들은 정말 중증환자들이다.
육체적인 것 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것 또한...
대부분 뇌혈관에 이상으로 병을 얻게 되어
사람을 알아보거나 자신의 '의지대로' 몸을 움직일 수 없다.
거의 하루 24시간을 침대에서 지내야 하니
몸에 욕창이 생기지 않는다는 것은 기적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이다.
뇌혈관질환자들인 만큼 연세가 드신 분들이 많긴 하지만
오십인 아주머니도 있고 이런 병을 앓기엔(?) 너무 안타까운 서른에 아이엄마도 있다.
이들은 모든 것에 대한 인지능력이 거의 없다고 봐야 할 듯...
묻는 말에 대답은 커녕 눈조차 마주치지 못한다.
머리가 희끗희끗하여 나이를 가늠하길 일흔은 족히 넘었으리라 여겼던 할머니 환자 한 분이 계신다.
오늘 환자 명단에서 그 분의 나이를 확인하곤 적잖이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제 겨우 예순셋.
나와 스물 살 터울인 너무 젊은 내 큰 언니와 겨우 한 살 많다니...
하지만 그 분은 자신의 나이보다 10년은 더 들어 보였다.
중환자실 환자 가운데 유일하게 보호자가 매일 와서 이야기-물론 대답은 없다-도 하고
맛사지 또한 끊이지 않게 해드리는 그런 분이다.
남편인 듯한 분과 이제 중년으로 접어든 것 같은 아들이 와서는
번갈아 가며 할머니를 외롭지 않게 해드린다.
지극정성이란 표현을 바로 이런 상황에 쓰면 마땅할 듯...
오늘 그 아들과 간호부장이 나눈 얘기를 하려고 이렇게 긴 서론을 시작했나 보다.
아들은 어머니가 오늘은 눈도 마추시고 눈으로 말씀을 하셨다면서
그 기쁨을 금하지 못했다. 어머니가 이렇게 쓰러지고 나서야 비로소
어머니의 존재가, 어머니의 자리가 크고 귀하다는 것을 알았다면서...
아들이 보기에 너무 좋아진 어머니의 모습으로 앞으로의 회복 가능성을 밝게 품고 있는 듯...
누구든 그러할 것이다.
곁에 있고 함께 하면서도 그 '있음'에 대한 가치를 느끼지 못하다
不在에 대한 빈 자리를 비로소 뒤늦게야 깨닫고 안타까워 한다.
든 자리는 표시가 안 나도 난 자리는 확연히 표시가 난다는...
그래서 '있을 때 잘 해 !'라고 하는 것인지...^^
누군가 그러더라.
'원하는 꿈이 있으면 절대 버리지 말라'면서
'그 꿈이 이뤄지길 간절히 원하면서 가슴에 품고 있으면 반드시 언젠간 이뤄진다'고 한다.
어쩌면 이 말이 애먼 소리라 하더라도
정녕 나는 믿고 싶다, 가슴에서 버리지 않을 자신은 있으니...그러니...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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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흘리
2007.03.28
조회 93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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