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희의 꿈과 음악사이에

음악FM 매일 22:00-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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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이종우
2007.03.21
조회 30
안녕하세요? 요즈음 거의 도배 분위기네요. 스토커 소리 안들을 정도만 사연 남기고 노래 신청할테니까 좀 봐주셨으면...

오늘 오후 어느 때였습니다. 커피 한잔 마시려고 커피포트에 물을 채우려고 정수기쪽에 갔다가 건물 밖에 나가서 담배를 한 대 피웠습니다.

오늘 비가 왔었죠? 제가 있는 건물 바로 옆에 작은 숲이 있는데, 그 숲이 온통 촉촉하게 젖었더군요. 그리고 기와지붕에서는 낙숫물이 떨어지고... 똑... 똑... 똑...하고...

그리고 비 오는 소리... 여러 산새들이 지저귀는 소리... 등이 들렸습니다. 그리고 라이터를 켜는 소리... 찰칵찰칵...

담배 한 대를 피우면서 숲과 그리고 나 이외의 다른 세상들과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늘 보던 숲이고, 가끔 맞던 비고, 항상 지저귀던 산새들인데... 오늘 따라 왜 그리도 귀에 걸리던지...

아무 말 없이 담배를 피우며 산 속을 바라보고, 빗소리와 낙숫물 소리를 듣고, 산새소리를 들었습니다. 말은 안했지만... 무엇인가 나에게 말하는 것들의 소리를 듣고 저도 말 없이 마음 속으로 제 감정을 실어다주었죠.

요즈음 수많은 정보와 말의 홍수 속에서 사는 것 같습니다. 저도 강의를 할 때는 쉴 새 없이 떠들어야 하고, 쉴 새 없이 정보를 줘야 하고... 논문을 쓰기 위해서는 수많은 연구들을 봐야 합니다. 그리고 일을 하려면 수많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어야 하고... 쉰답시고 식사나 회식 자리에 가면 또 수 많은 대화를 나누어야 합니다.

가끔 한마디 말없이 늘 우리 곁에 있는 것들이... 우리에게 해주는 말이 더 많은데... 실제로 귀에 들리는, 눈에 보이는 것만 쫓다 보니 그런 것들을 보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마음에 여유가 없다는 증거일 수도 있겠지요.

윤희님, 꿈음 엔지니어 분들, 작가님, 저와 같은 애청자분들도 가끔 하늘을 보셨으면 합니다. 단 1분의 여유가 큰 휴식과 쉼이 될 수 있습니다.

신청곡은

봄여름가을겨울의 '혼자라고 느낄 때'
유재하의 '가리워진 길'
김정은의 '오렌지 나무'(이 노래는 왜 갑자기 생뚱맞게 생각나는지...)
틀어주셨으면 합니다.

안녕히계세요.

이종우 드림.

덧붙임. 이것도 외로움에 적응해가는 것일까요? 요즈음 사람을 대하는 법을 점점 까먹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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