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희의 꿈과 음악사이에

음악FM 매일 22:00-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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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기운에 취해서-
전화윤
2006.12.20
조회 25


안녕하세요, 규찬님

어제 오늘은 약 기운에 취한다는 게 이런거구나- 싶었어요
요즘 몸이 안 좋아서 약을 먹고 있는데 약이 꽤 쎈가봐요
의사 선생님께 말씀드렸더니
컨디션이 안 좋으면 그럴 수도 있다는 말씀에 끄덕거리면서 병원을 나와서

학교 가려고 버스 기다리고 있는데
어떤 아저씨가 길을 물으시더라구요.
약에 취해서 정신은 몽롱하지
그러면서도 온갖 잡생각은 머릿속에 다 들고
거기다 마침 그 때 귀에 들렸던 음악이 어찌나 슬프던지
감정을 조절하지 못해서 눈물이 흘렀는데
하필 그 아저씨는 그 때 길을 물어보셔서
대충 가르쳐 드리고 눈물 닦는 데 바빴어요

그 아저씨는 저를 어떻게 봤을까요
자기 친구든 애인이든 아는 사람들한테
나 오늘 길 헤매다가 어떤 여자한테 물어봤는데
그 여자가 울면서 가르쳐 주더라,고 말하겠죠

어떤 여자, 아는 여자, 그 여자. 그 아이.
이렇게 낯선 말들이 나를 가리키는 말이 될 수도 있겠구나
누군가 나를 지칭하며 이런 대명사를 쓸 수도 있겠구나
3인칭 말고 그냥 1인칭이나 2인칭만 하면 안 될까,
그냥 이런 생각 저런 생각 들었던 하루였어요.

요즘은 아무거나 보기만 해도 감정을 조절할 수가 없어서
그냥 감정 안 느끼고 살았으면 좋겠다, 기계였으면 좋겠다 그랬는데
이틀째 멍해 있다보니 그런 생각도 안 들어요
이젠 좀 약기운이 다 했는지 머리가 좀 맑아져서 다행이예요
밥도 쓰고 맛이 없더니 아이스크림 한 통을 앞에 놓고 먹고 있는 걸 보니 말예요 ㅋㅋ

이제 약 안 먹어도 된다고 하셨으니
정신 차리고 마지막 남은 레포트나 끝내버려야겠어요
규찬님도 남은 오늘 하루 좋은 하루 되세요 =)

참, 신청곡 있는데 틀어주실 수 있으신지..
Duo Orientango의 el tango para violin 이요-
하루 종일 듣고 있는데 꿈음에서 들으면 느낌이 다를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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