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희의 꿈과 음악사이에

음악FM 매일 22:00-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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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K김동욱-해바라기
김미애
2006.12.09
조회 15

쓰던 일기장이 마지막 페이지를 보이길래

새로 하나 장만하려 문구점에 들렀습니다.

사실 며칠 전부터 벼르고 벼르던 일입니다.

그런데 작은 문구점에 들어가면 딱히 마음에 드는 것이 없어서

돌아나오고, 돌아나오고 수차례 했더랬지요.

오늘은 기어이 아주 큰 팬시점에

마음 먹고 일기장을 사러 갔습니다.

찬찬히 둘러보면서 마음에 드는 것을 찾고 있었지요.

그런데 그 수백가지, 아니 수천가지 노트며 일기장 가운데

맘에 드는 것이 하나도 없더라구요.

이럴수가.

사실은 이전에 일기장으로 쓰던 노트를 참 좋아해서

그것과 비슷한 것으로 사려던 것이었는데

마침 그 노트는 이제 품절이 되어 안나온다는 것이었습니다.

혹시나 다른 것이 마음에 들어오지 않을까 하여

두번, 세번, 그 큰 매장을 천천히 꼼꼼히 돌아봤는데

없었습니다.

조금 마음에 드는 구석이 있어서 손에 들었다가도

결정적으로 "바로 이거야" 하지 못하고 들었다 놓았다

얼마나 반복했는지 모릅니다.

그러면서 생각했습니다.

내가 사람도 그렇게 고르고 있지 않나... 하는.....

오래된 첫사랑의 가슴시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이렇게 생기고, 이렇게 말하고, 이렇게 행동하는 사람이

내 곁에 왔으면 좋겠다...."

마음 속에 너무도 구체적으로 정해놓고 있습니다.

그사람은 더이상 없고 다른 사람들 중에서 구해야 하는데

다른 사람들을 자꾸 품평하다가 내려놓는 내 자신을 발견합니다.



더 이상은 구할 수 없는 품절된 노트만 그리워하다가

아무 것도 못사고,

돌아오지 않는 멀리 가버린 사람만 그리워하다가

아무리 좋은 사람이 와도 못보고_



갑자기 아찔해졌습니다.

이런 것도 일종의 깨달음이라고 해도 되는 건지 모르겠지만

커다란 팬시점 한모퉁이에서

한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고 눈물만 흘렀습니다.



다시 한 번 크게 심호흡을 하고

다시 매장을 찬찬히 둘러보았습니다.

그 중 아무런 그림도 장식도 없는 누런 크레프트지로 엮인

노트 한권을 골라들었습니다.

예쁜 그림이 있는 노트를 사고 싶었지만,

그림과 노트의 크기와 재질,

모두 딱 어울리게 맘에 드는 게 없었으므로

크기와 재질이 맘에 드는 걸로 골라들었습니다.

표지에는 예쁜 그림을 붙일 예정입니다.



그러면 되는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니 예쁜 노트도 많고 예쁜 그림도 많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사랑할 수 있는 멋진 사람들도 많이 보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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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K 김동욱의 해바라기 신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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