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生涯 --조병화
버리기 위해서 시를 쓴다
빈자리가 되기 위해서 시를 쓴다
혼자 있기 위해서 시를 쓴다
아름다움의 외로움을
사랑스러움의 쓸쓸함을
깨달음의 허망함을 연습하며 실습하며
비켜나기 위해서 시를 쓴다
놓아주기 위해서 시를 쓴다
물려주기 위해서 시를 쓴다
살기 위해서 시를 쓴다
사랑하기 위해서 시를 쓴다
죽기 위해서 시를 쓴다
때론 쓰리게
때론 아리게
때론 축축히
때론 멍멍히
때론 줄줄이
삶과 죽음
그걸 같이 하기 위해서 시를 쓴다
소유와 포기
그걸 같이 하기 위해서 시를 쓴다
상봉과 작별
그걸 같이 하기 위해서 시를 쓴다
널 살기 위해서 시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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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단테규찬님!
가-을-이-왔-네-여...
더는 어쩌지 못하는 마음을 추스릴 줄 아는 나이가 되어
가을하늘을 더높게 높게 바라봅니다.
규찬님도 좋은가을날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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