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시판 성격 및 운영과 무관한 내용, 비방성 욕설이 포함된 경우 및
기명 사연을 도용한 경우 , 관리자 임의로 삭제 될 수 있습니다.
* 게시판 하단, 관리자만 확인할 수 있는 [개인정보 입력란]에
이름, 연락처, 주소 게재해주세요.
* 사연과 신청곡 게시판은 많은 청취자들이 이용하는 공간입니다.
사적인 대화창 형식의 게시글을 지양합니다
이상적 사랑의 결말에 대한 짧은 고찰
임보원
2009.06.30
조회 66
대학 1학년 때의 일이다.
'OO과 남자애가 자살했다며, 여자친구랑 헤어졌데.'
'병신'
그때는 그 청년의 죽음에 대해
고작 사랑에 목숨을 바치는 것에 대해
시간이 지나면 잊혀져 갈 감정에 대한 극단적인 결정이라 생각했다.
생과 사랑 혹은 감정의 공통점은 반드시 그 끝이 정해져 있다는 것이다.
감정의 죽음, 새로이 피어났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 져버리는 허망함, 혹은 자연스러움은 우리의 생과 닮아 있다고 생각했다.
우리의 생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것처럼 감정이라는 것 역시 언제 끝나버릴지 알 수 없는 불확실성마저도 닮아 있다.
생과 사랑은 그와 닮아서 생의 모습처럼 우리가 살면서 느끼는 감정들에 대해 나태해질 때가 있다.
마치 이 감정이 영원할 것처럼 소홀하게 되고 이기적이 되기도 한다.
특히나 타인과 나누는 감정, 그 중에서도 사랑하는 연인에 대해서 이야기하자면
감정의 나태와 무신경은 서로의 감정을 고갈시키고 결핍시킨다.
그것은 감정의 죽음에 가까워지는 가장 결정적이 요소가 된다.
우리의 삶에서 나태함과 이기심이 삶 자체를 좀 먹듯이.
마치 이 생이 영원할 듯이.
'사랑과 생의 죽음을 동시에 놓게 해주소서.'
이왕에 맞이할 죽음이라면 가장 찬란하고 아름다웠을 때
가장 나답고 완벽한 느낌이 들었을 때 이대로 죽어도 좋다고 생각이 들 때
모든 것을 끝을 맺게 해주소서.
그 청년의 죽음에서 오는 간절함과 진실함이 이젠 조금 알 것 같다.
순정이라는 것, 강렬한 사랑의 욕정 그리고 순진무구함.
모두가 꿈꾸지만 현실에서의 순정은 이전의 나처럼 냉대하기 마련이다.
말 그대로 정말 병신같고 바보 같기 때문에
하지만 어떤 감정이든 아이처럼 순진 무구할 때 가장 행복감을 느끼는 것이 아닐까.
아무런 사심도, 의심도 없이 그 감정에 충실할 수 있다는 그 자체.
그토록 영화와 드라마 속 낭만을 그리면서 어째서 현실의 순정은 그와 같은 취급을 받을 수 밖에 없는가?
아마도 그것은 그렇게 냉대하는 당사자들은 모든 것을 던질 만큼 사랑해 본 적이 없어서 일 것이다.
말 그대로 말도 안되는 것이기 때문에.
실제 사랑이라는 것은 세상과 동떨어진 둘만의 세계에 고립되는 특별한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타인들이 바라보기에 그 고립된 두 연인의 감정은 서로가 아니면 누구도 알 수 없는 감정이기에
얼마나 간절하고 소중한 것인지 타인에 의해서는 이해될 수 없는 것이다.
그것이 어떠한 모양을 띄게 되든, 어떠한 구조나 시대에 어긋나게 되든
한번도 순정을 다 바쳐 사랑하지 않은 자, 순정을 비웃지 말라.
당신은 누군가를 위해 그토록 치열하게 생을 불태워 본 적이 있는가?
사랑 지나고 나면 아무 것도 아닌 마음의 사치
김 윤아의 노래 제목처럼, 마음의 사치라고는 하지만
생에서 사랑을 제외한다면 인간은 무엇이 남게 되는가?
우리는 사치라고 하지만 결국은 사랑을 추구하게 되고 갈망하게 된다.
한낱 성적 호기심으로의 접근이 아닌, 자아의 확장을 경험하고 내가 좀 더 나로서 설 수 있는
가장 위대한 경험이기에 그것이 설령 지나고 나서의 정말 사치와 같이 느껴진다 하더라도
고통 뿐일 감정일지라도, 그것은 분명 현재의 삶에 커다란 밑거름이 될 것이다.
우리는 결국 또 사랑하게 된다.
그것이 사치라고 생각하고 배부른 소리라고 생각하지만
결국 우리는 사랑을 하고 헤어지고 또다시 사랑한다.
'사랑하니까 놓아주는 거야.'
사랑하기에 소설처럼 곁을 떠나는 것이 이상적인 결말인가?
이루어질 수 없는 것, 현실에 닿지 않은 이상만이 가장 이상적인 결말이라는 상식.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이 그러했고, 타이타닉의 연인들이 그러했다.
하지만 그것은 이상이 깨어질 것을 두려워 하는 겁쟁이들의 핑계이다.
곁에 두지 않고 기억 속에서, 혹은 자신의 깊은 마음 속에서 상대를 사랑한다는 것은
촉감이 살아있고 순간을 느끼는 우리의 속성상 너무도 추상적인 행위일 뿐이다.
생의 체험, 그것만이 타인에게 끊임없는 감정으로 살아 있도록 하는 것이다.
실제의 인물이 아닌 상상 속의 추상적 인물을 그리워하는 것은 더 나을 수도 있을지 모른다.
자신의 이상을 위해서 현실에 멀쩡히 살아있는 상대에 대한 끝맺음과 동시에
자신이 만든 상대의 모습으로 감상에 빠져 상대를 통해 자신의 추억으로서 자위하는
허망하고 감상적인 상태가 과연 행복한 결말이라고 생각하는가?
사랑한다면 상대의 손을 놓지 말라. 핑계대지 말라.
생에 있어 가장 큰 축복인 단 하나의 사랑을 감상 속에, 혹은 기억 속에 묻어놓고 향수에 젖지 말라.
나는 죽은 과거 속에 살고 싶지도
그렇다고 알 수 없는 미래에서 기다리고 싶지도 않다.
현재라는 축복 같은 시간 속에서 항상 살아있음을 만끽하며
살아 움직이는 모든 감정들, 설령 그것이 가혹한 슬픔이 될지라도
그리고 만약 사랑의 끝이 보인다 할지라도 모든 감정을 받아들이리라.
먼 훗날 그것이 부질없는 것이 될지라도 항상 살아 움직였음을
어떤 후회도 미련도 없이 다른 감정을 또 커다랗게 담을 수 있기에
현재의 모든 감정에 모두 쏟아부을 것이다.
결론, 욕을 했던 그 청년에게 진심 어리게 사과한다.
적어도 당신은 당신의 연인에게 거짓없이 진실되었음을 이제는 이해할 수 있기에
그리고 그만큼 당신에게 있어 삶만큼 당신의 사랑했던 마음이 소중했던 것을 알기에
다음 생에도 정열적인 사랑을 하기를 바란다.
물론 그러할 테지만.
신청곡은 이승환의 환생연 부탁드려요:)


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