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희의 꿈과 음악사이에

음악FM 매일 22:00-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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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내 자신과의 약속
박종흠
2010.02.09
조회 52
군생활이 거의 막바지를 치닫던 훈련 복귀 기차안이었어요.
워낙 장비가 거대하고 많던 부대라 훈련장을 오갈때 기차를 통째로 대여하여 이용하는 부대였죠.
훈련을 마치고 기차를 타고 복귀하던중 저녁늦게 신이문역 근처를 지나가게 되었는데, 기차 창밖을 무심히 보고있던 중 지하철을 타고 가는 사람들 보게 되었습니다.
하루를 마치고 집으로 향하는 사람들이 많은 기차는 무거운 피곤함만이 가득해 보였어요.
고개를 푹 숙이고 자는 아저씨, 뭔가 고민에 빠져 멍하니 앞만보는 청년, 자율학습에 지쳐 친구에 어깨에 기대어 손에 쥔 책을 들지도 못하는 학생, 귀엔 이어폰을 끼고 지하철 문에 기댄체 무표정한 얼굴로 철길만을 주시하는 아가씨......
모두 너무 피곤하고 우울해 보였어요.
입대전 나도 저런 모습이었을까?.......
무심코 생각해보니 저들과 별차이없는 도시의 자그마한 한 구성원이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꽤 긴 시간을 같이 달렸고 지하철 안의 구성원들을 한명, 한명 보면서 다짐을 했죠.
푸른빛 군복을 벗고 다시 내자리로 돌아가면 힘차게 살리라.
순간, 순간을 활기차고 건강하게, 웃으며 살리라 다짐을 했었죠.
그약속의 기억조차 희미해져버린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
문득 내 자신을 되돌아 봅니다. 그 약속을 지키고 있는지....
결혼을하고, 아이를 낳아 키우며 내가 왜 살아야만 하는지는 알게 되었지만, 아직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는 잘 모르고 사는 하루하루들.
오늘은 퇴근할때 지하철을 타고 가야겠어요.
스물네살의 나와 만나서 그때 그 약속을 지키고 사는지 물어봐야 겠어요.
그약속을 못지키고 산다고하면 다시 한번더 약속해 볼래요.
오랜 시간이 흐른 후 내 자신이 다시 날 찾아올 수 있도록....
지겹도록 바빳던 하루를 아직 마무리하지 못한 사무실에서 몰래 올립니다. 아따가 올게요.
참 신청곡은 조규찬님의 무지개 신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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