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9일. 10달의 고통과 기다림과 힘듦을 이기고 드디어 건강한 아이를 낳았습니다. 임신 전, 몸이 너무도 안 좋아 병원에서는 임신을 하지 말라고 하였지만, 저에게 주신 씨앗을 감사히 받아들이고 출산을 하였지요.
아이의 상태가 좋지 못하여 낳자마자 병원에서 일주일을 보냈습니다. 그리고는 산후 조리원에서 2주. 친정에서 2주를 보내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하루종일 아가와 씨름하며 힘든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아가를 보기만 해도 예쁘고 사랑스러웠지만, 거의 매일을 현관문 밖에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하였기에 답답함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오늘. 모처럼 일찍 온 남편에게 아가를 맡기고 현관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여름을 보내는 시원한 가을 바람과, 달 옆의 반짝이는 별. 바람 소리에 흔들리는 나뭇잎 소리. - 이 모든 것들을 얼마만에 보고 느끼는지 모르겠습니다.
매일같이 보았을 나무와 하늘, 그리고 바람의 느낌. 마치 여행을 온 듯한 새로운 느낌이었습니다.
곰곰히 생각해 보니 저에게는 2009년의 여름이 송두리째 날라가 버렸습니다. 문을 닫고 살다, 문 열고 나와보니 여름은 사라졌고 시원한 가을이 다가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가을의 내음이 저에게는 더없이 신선하기만 합니다.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나봅니다. 사랑스러운 아가를 얻는 대신 저의 여름은 사라졌지만, 그로 인해 자연의 느낌을, 가을의 느낌을 더욱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두 달 넘게 갇혀 있던 제가 세상에 처음으로 나온 날, '꿈음'을 들으며 산책하려 합니다.
아가 때문에 두 달 넘게 못 들었는데, 다시 만나 반갑습니다.^^
신청곡 : 찬바람이 불면(이지연), 옛사랑(이문세), 독백(플라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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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여름은 어디로 갔나이까?
정미영
2009.09.08
조회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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