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누군가 내년 달력을 놓고 갔다.
이삿짐센터의 달력이었다.
이 회사의 내년 소망은 많은 사람들이 이사를 가는 것 이겠군 하고 생각하니 왠지 웃음이 지어진다.
올 한해도 불평하고 욕심내고 싸우다 보니 어느새 한해가 1달밖에 남지 않았는데...아니, 그렇게 보냈는데, 그런 나에게도 내년 365일이라는 시간이 또 어김없이 새 달력처럼 돌돌 말려서 선물로 와 있는 것이다.
힘들고 지루한 까만 날 대신 빨간 날이 많았으면 하는 바람이 스친다.
까맣거나 빨갛거나 아님 파란 날들....
이 무수한 날들에 이미 정해진 수많은 기념일들
나는 또 이미 명명된 날들 밑에 어떤 특별한 메모를 하고
더러는 동그라미도 치고 가위표도 하며 그렇게 지내겠지.
일상의 날들아 내가 더러 널 지겨워하고 심심해해도
항상 내 곁에 있어주렴
네가 내 곁에 무표정하게 있는 게 가장 행복한 것인 줄
난 잘 알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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