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무 생각없이 그저 가사가 좋아서, 혹은 곡이 좋아서 노래를 듣습니다. 차마 생각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듣고서 뒤통수를 맞은 듯한 느낌이랄까.
아니면 내 자신이 매사 건성건성 했든지.
'춘천가는 기차', '강릉가는 기차'를 들으면서 우리는 춘천의 닭갈비를 생각하고 호수를 생각하고 강릉의 경포대나 정동진의 해돋이를 연상합니다. 여행이라는 것, 지극히 가슴을 설레게 하지요. 노래가 끝남과 동시에 우린 이미 그 곳을 다녀온 겁니다.
마봉춘티비 놀러와에 작곡가들 몇 명 나와서 작곡하면서 일어났던 일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는데, 작곡가겸 가수인 김현철씨의 '춘천가는 기차'의 가사는 실제 경험이라고 하더군요.
재수생시절 사귀던 여자친구와의 이야기를 담은 것이라는데, 어린이날 춘천가는 완행열차를 타고 춘천을 가려했는데 가도가도 춘천이 나오지 않더랍니다. 신경질나서 내린 곳은 강촌, 결국 춘천가는 기차만 탔을 뿐 강촌까지만 간 것이었죠.
그 옆에 앉아 있던 유영석씨도 한 마디 거들었습니다. '내 겨울바다도 겨울바다로 가자고 했지 진짜 겨울바다에 갔다는 얘기는 없다.'
저는 그날 너무 웃음이 나서 웃다가 정신을 차린 후, '세상에 지금까지 속았구나. 감쪽같이 속았어.' 대단한 이야기 재주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후로는 가사를 유심히 살펴보기도 합니다. 그리고 또 속지 않겠다는 각오로 비슷한 노래의 가사를 비교해 본 적도 있습니다.
김학래의 '겨울바다' 또한 직접 갔다는 얘기는 없고, 박인희의 '겨울바다'는 확실히 바다에 왔다라는 얘기가 있더군요. '강릉가는 기차' 역시 춘천가는 기차처럼 도착했다는 얘기가 없었습니다. 강릉가는 차표를 사서 수첩에만 모은 답니다. 흐흐.
자, 여기서 문제 나갑니다.
'춘천가는 기차'를 작곡한 김현철이 내린 역은 어디?
진짜로 갔느냐 가지 않았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태풍으로 피해를 입으신 모든 분들께 위로의 말씀 전합니다.>
디제이님, 좋은 날 맞이하세요~.~
행복의 문 하나가 닫히면 다른 문이 열린다.
다만 우리는 닫힌 문을 너무 오래 바라보느라 열린 문을 보지 못할 뿐이다. - 헬렌 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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