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청곡:이승철의 <그런사람 또 없습니다>
사무실에서도 늘 레인보우를 틀어놓고, 아침저녁 출퇴근시에도 항상 들었는데, 글을남기기는 첨이예요..
사이트에 들어와 보니, 이런 이벤트도 하네요^^
제 이야기 한번 해볼께요~~
벌써 제나이 36살..우연히 길을 물어보는 누군가는 아직도 나에게 <아가씨> 하고 부르지만^^
이제 유가속의 음악을 들으면 각각 노래하나하나 마다, 나만의 추억을 다 기록할수 있을 정도로 파란만장하고 스펙터클하고 열정가득한 36년을 살아온거 같습니다..
1995년 5월 29일..월요일..
대학교 2학년 강의도 없이 그냥 들른 동아리방에..
정말 험악하게 생기고 앉은키만 대충 확인해도 작아보이는 조폭? 을 연상하게 하는 그가 앉아 보기에도 끔찍한 두꺼운 <칼뱅>이란 책을 읽고 있더군요.
제것에 대한 판단이 정확한 저로선, 낯선사람의 나의 동아리방 침입을
참을수가 없었고..더군다나 당시 우리 동아리에서 나름 영향력?을 끼치던 나를 보고도 모른척 하는 그 나이많아 보이는 키작은 남자가 용서가 안됐지요..
저는 그 모르는, 그리고 정말 재미없어 보이는 두꺼운 책을 읽던 그에게 당장 내 동아리 방에서 나가시라고 당당히 말하고
등을 떠밀어 가며 반 강제를 강요해서 쫓아낸뒤에 한시간 뒤에 알았지요..그가 누군지..
당시 94학번인 저에겐 하늘같은 87학번의 졸업한 선배였다는 것을요..
대학원에 진학했던 그가 잠시 동아리방에 들른것이었더군요..
아직도 쫓겨나면서 날 바라보던 그 황당한 눈빛이 기억납니다^^
그리고 나서요?^^ 상상해 보세요..그 이후 어찌됐을까요..
딱 2달간 계속해서 동아리 방에서 미동도 않고 책만읽던 그에게,그 카리스마에 홀딱 빠져서..7살이나 어린 제가 쫓아다니고, 밥사달라고 쪼르고, 제 강의 빼먹으면서 그 사람 대학원 강의시간 미리 확인해서 강의실앞에서 우연히 만난척 하면서..
그렇게 눈도장 찍어가며 당당히 그사람 앞에서 프로포즈 했지요^^...제가 먼저~~"자려고 침대에 누우면 천장에 선배 얼굴이 보인다" 는 대담한 멘트로요..
우리의 연애사실은 학교에서 이슈였답니다..
프랑케슈타인을 연상하게 하는 무서운 그가..
어디로 튈지 모르는 7살이나 어린 너무 이쁜 나와(그땐 나름 캠퍼스에서 유명한 외모였어요^^) 연애를 한다는 사실에..
우린 결혼했고 10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슬프게도 내가 아닌 그를 꼭닮은 6살짜리 똑소리 나는 딸도 있구요..
지금도 우리를 잘아는 선후배 들은 우리의 연애를 미스터리하게 생각하지요..제가 먼저 프로포즈했다는 것도 그렇고 그가 지난 10년의 세월동안 그동안의 카리스마를 접고 마당쇠로, 머슴으로, 자동차 기사로..저를 위해 산것도 다 신기해 한답니다^^..
요즘은 그런생각이 자주 들어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주인공. 당당하고 아름답고 이뻤던 스칼렛오하라..그녀역시 나이많은 레트버틀러를 늘 손에쥐고 흔드는듯 했지만..
사실 레트버틀러의 보호와 사랑이 그녀를 더욱 빛나게 했다는..
95년에 만나..2000년에 결혼을하였고, 2005년에 귀한 딸을 얻고, 지금 2010년..벌써 만난지 15년..함께 산지 10년이 지난 지금..
그가 있어서 아직도 제가 빛나고 있음을 고백합니다.
그는 저에게 있어서 늘 레트버틀러 같은 지붕이었고, 울타리 였어요.
그래서 항상 그 옆에서 빛나는 스칼렛오하라 처럼 제가 살수 있고요..
95년 5월 29일..단 한마디의 코멘트도 없이..동아리방에서 쫓겨났던 15년전의 그날의 그..나의 사랑하는 남편..그날을 기억하면서 이번 5월 29일에는 이쁘고 멋진곳에서 달콤한 시간을 가질수 있도록 해주실꺼죠?
글이 너무 길었어요^^..
(남산국립극장-해와달 레스토랑 가고 싶어요^^)
스칼렛오하라와 레트버틀러 (식사권신청할께요^^)
최기정
2010.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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