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친정엄마한테서 전화가 왔다.
"고구마를 달라는 사람은 많은데 캘 시간이 없군아.
와서 캐워주렴...."하시면서 "달라고 할 적에 팔아야지..
왠만하면 캐워주었으면 하시는 말씀에 김포 대명리 친정집으로 향했다.
집과 고추밭 그리고 강화가 보이는 언덕에 있는 고구마밭에 갔더니
이미 엄마는 혼자서 캐시고 계시었다.
두런 두런 이야기를 하면서 고구마를 캐다가, 사간 김밥으로 점심을
때우고 한참을 그렇게 고구마를 캐었다.
속이 노랗고 단맛이 강한 호박고구마는 이미 땅 속에서조차
인기가 좋아서 쥐들이 많이 갉아먹어서 팔 수 없는 것들이
많았고. 뻑뻑하고 덜 달은 밤 고구마는 (엄마말씀에 의하면)
기생오래비처럼 생겼는데, 호박고구마에 비해 단 맛이 덜한 것을
쥐새끼들도 어찌 알고 한개도 안 건들였다고...
사람뿐만이 아니라 쥐새끼들도 맛은 알아가지고...아이고 아깐거..
를 연신 내뱉으시면서 고구마를 캐신다.
그렇지만 힘든단 말씀은 안하신다.
난 서너시간밖에 안 캤는데도 허벅지를 벌릴수도 없고
팔뚝은 떨어질 것같은데..... 허린 왜 그리도 아픈지.....
그래서 엄마한테 한마디 했다.
"엄마!` 이렇게 힘든데 왜 많이도 심어...먹을거만 심지..
"하였더니 엄마께선.. 이렇게라도 해서 시간 보내고, 돈도 벌고
또 너희들도 먹고 나눠주기도 하지...가만히 있으면 돈이 떨어지냐?
이게 다 나를 위한것이고 너희들을 위한겨... 힘들면 그만 캐라.."하신다
"게 아니고...엄마가 힘들어서 그렇지...."하면서 시계를 보니 3시 40여분... ...
엄마랑 캐놓은 고구마를 분류해서 상자에 담으니...10상자가 넘었다
집에 가지고 들어가 내려놓으니 엄마는 시댁과 시누이들 그리고 시동생네것까지 6박스를 주신다.
"엄마 안 주어도 되...힘든데,..했더니,,,이런게 정이란다..걍 가져다가
맛이나 보라고 하시면서 굳이 차에 다시 실어노신다.
“엄마 고마워,,,,”하면서 집으로 향했고, 차 안에서는 “유가속” 노래와 사연들이 나를
찾아 들었다.
차량스티커 이야기와 살아가는 이야기들이 그냥 가슴에 차분히 저녁놀처럼 그렇게
내 맘속에 가라앉고 있었다.
그러던 중 “정태춘 박은옥”씨의 콘서트가 있는데, 유가가족들을 10월 30일날이라고
들렸다.
“30일?”왠지 낮익은 듯한 날이여서 음력으로 찾아보니,47번째 맞이하는 내 생일이였다.
음력으로 9월 13일..... 언제부턴가 13일의 내 생일의 아침엔 미역국을 끓여먹지 못했다,.
왜냐하면 바로전날이 증조부님의 제삿날이기 때문에 피곤하다는 핑계로
미역국은 끓이지 않게 되었다.
어쩌면 핑계이겠지만 말이다.
‘그래, 내가 날 위한 초대권을 신청해야지...하고 생각하였다.
‘유영재 님’ 저의 생일날에 하는 정태춘 박은옥의 콘서트 초대권을 받고서
가고 싶습니다. 신랑이랑 둘이서...
근데...고3짜리 수험생 엄마가 콘서트에 가도 될까요??? 그래도 가고싶은걸...어쩌죠?
*** 넘 사연이 그런가???***
기대하겠습니다.
참고로 올해 수험생인 둘째딸은 생일이 11월 1일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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