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유년시절의추석
박영순
2009.09.17
조회 29
우리집은 종갓집 제일 큰 집으로 대목장인 5일장을 시작으로 엄마의 손길이 바빠집니다
방앗간에 가서 떡방아을 빻고 차례상에 올릴 제수용품 사러 장에 가시면 나의 새운동화 사오진 않을까? 잔뜩 기대하고 신작로에서 버스 지나가기만을 마냥 기다리곤 했습니다
먼지를 내 뿜으며 달려오는 버스를 발견하고 반색하며 엄마의 무거운 짐을 들고 집에 와서 보따리를 풀어헤칩니다
엄마 내 운동화 없잖아
입을 대발 내밀고 저녁밥도 거르며 말없는 시위를 하곤했어요
명절 말고는 따로 새옷 새운동화 장만은 꿈도 못 꿨으니까요?
대발 나온 입도 하루 잠 자고 나면 언제 그래냐는듯이 잊고 명절이란 기대와 기쁨은 유년시절 최고였죠
먹을것 많아 좋고요 손님들이 많아 좋구요
동네에서 우리집안이 굉장했기에 뿌뜻한것도 있었고요
명절하루전 엄마와 작은엄마는 지짐하랴 송편 만들랴 쉴틈이 없었습니다
대청마루에 둘러 앉아 떡을 빚습니다
내가만든 송편을 보고 작은엄마는 예쁘게 잘 만든다
시집가서 예쁜딸 낳겠는걸
그러면 입이 귀에 걸려 즐겁게 만들곤 했어요
시집와서도 송편은 예쁘게 만든다는 시어머님 말씀도 들었고요
그래서인지 예쁜 두딸도 낳았어요
아침일찍 부터 만들기 시작한 송편은 저녁 늦게까지 가마솥에 쪄내야했어요
명절아침 제일 먼저 우리집에서 차례를 지냅니다
우리집 마루는 동네에서 제일 큰 마루였는데 그 마루에 친인척들로 가득차서 모자라 앞마당까지 멍석을 깔아 지내곤 했답니다
어른 아이 할것 없이 남자라면 지냈어요
여자들은 감히 얼씬도 못했죠
첫 차례를 지내고 밀물 빠져나가듯이 작은할아버지 댁으로 갑니다
여러친척집을 돌다 보면 10시가 넘어서야 차례가 끝납니다
지금은 예전의 풍경과는 달리 많은 변화로 간편해지고 편해진것 같아요
저도 26년째 시집와서 살고있지만 나의유년시절이 그리워 집니다
가마솥에 막 쪄낸 솔잎향 나는 엄마표 송편 으흠~
많은 친인척의 우애
사람사는 냄새 그시절 향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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