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꾸녕이 찢어지게 가난해서...
김미숙
2009.03.18
조회 63
우리말에는 가난과 관련된 말이 상당히 많습니다. 가난은 나라도 구하지 못한다. 입에 풀칠도 못한다 등의 말들이 모두 가난에 관련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난을 나타내는 말 중에서 특이한 것은 "보통 이상으로 아주아주 가난한 상태를 가리켜 똥구멍이 찢어지게 가난하다고 말합니다" 그냥 가난하다고 하면 될 것을 왜 하필이면 똥구멍이 찢어지게 가난하다고 했을까요?

이 말에는 눈물이 앞을 가릴 정도로 어려웠던 우리 선조들이 겪었던 고통을 고스란히 녹아있어서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항문이 찢어진다는 것은 변을 정상적으로 보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변을 잘 못 볼 것들을 먹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됩니다.

변을 볼 때 항문이 찢어질 정도가 되었다는 것은 바로 지독한 변비에 걸렸다는 것인데, 여기서 말하는 변비는 요즘 사람들처럼 스트레스 때문에 생기는 것이 아니라 먹어서는 안 될 것을 먹어서 그렇다는 것입니다.

그 주범은 소나무 껍질인데, 겉껍질을 벗겨내고 나면 약간 누런 색깔을 띠는 속껍질이 나타납니다. 양식이 떨어지는 봄에, 겨울잠을 잔 소나무가 새로운 잎과 열매를 만들기 위해 땅 속의 물을 끌어올리는 때, 이때는 속껍질에 물이 매우 많아서 어느 때보다 부드러운 상태가 됩니다.

조선시대 기록에 '봄이 되면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백성들이 줄을 서서 산으로 가 소나무 껍질을 벗기는 바람에 마을에서 가까운 야산은 거의 벌거숭이가 된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소나무 껍질 중에 가장 상등품으로 치는 것은 나무의 맨 꼭대기의 길이가 길고 하나 밖에 없는 나무의 맨 꼭대기의 길이가 길고 하나 밖에 없는 나무의 중앙에 솟아있는 햇순인데, 이것을 차지하기 위해서 누가 일찍 그리고 빨리 발견하느냐를 경쟁할 정도였습니다.

보릿고개를 넘기는 구황식물로 소나무는 그래도 좋은 식품이 되는데, 이것마저 떨어지게 되면 들판의 풀뿌리까지 캐어먹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기도 합니다.

소나무껍질은 섬유질인 채소나 과일과는 성질이 다릅니다. 이 껍질은 물이 많을 때는 부드럽지만 수분이 줄어들면 매우 딱딱하게 굳어지는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소나무껍질을 아무리 오래 끓여서 죽으로 만들어 먹더라도 그것을 모두 소화시킬 수는 없기 때문에 나머지는 변으로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됩니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이런 일을 해마다 겪었기 때문에 찢어지게 가난한 상황을 말할 때 이런 말이 생기게 된 것입니다.

항문이 찢어질 정도로 힘을 주어야 하고, 항문이 찢어져야 겨우 변을 볼 수 있었던 일반 백성들이 보릿고개를 넘기기 위하여 소나무껍질을 먹어야했고 그것으로 인해 변비가 걸려서 똥구멍이 찢어질 정도로 이중 삼중의 고통을 겪어야 했던 것입니다.
- 발췌한 글 -


경북 영주가 고향인 학교 선배의 얘기가 생각납니다. 그 선배는 배가 고파 소나무껍질을 먹었다고 했습니다. 그것이 뭐냐고 물었고, 설명을 들은 저는, "뻥치고 있네. 선배 아빠가 먹었다면 이해하지만 선배세대에 소나무껍질 먹었다고 하면 누가 믿겠어."
그 때 저는 그 선배가 농담하는 줄 알았습니다.
나중에 몇 명을 데리고 영주 부석사도 구경시켜 주더군요. 과연, 그 동네에 가보니 산골도 그런 산골이 없었습니다. 사과밭이 대부분이었지만 옛날에는 그렇게 많지도 않았다고 했습니다.
직접 보고 집으로 돌아와 곰곰히 생각에 잠겨 몇 날을 소나무 때문에 마음이 아팠던 기억이 납니다. 그 선배도 똥구녕이 찢어지게 가난했던 모양입니다.


가만 앉아 있어도 돈이 굴러들어와 그 돈을 쌓아놓고 어떻게 해야 할 지 고민을 하는 자가 있는가 하면 아침부터 밤까지 투잡을 하면서, 밥 한 끼 사먹을 돈이 아까워 굶고 일해도 생활이 나아지지 않는 힘든 상황의 어려운 분들을 보면 가슴이 아픕니다. 부익부 빈익빈은 이제 그만~
힘을 내시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재벌이 아닌, 모두가 골고루 잘사는 그런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영재오빠는 소나무 껍질을 벗겨 보신적이 있습니까? 똥꾸녕이 찢어지게 가난해서가 아니라 호기심으로 드신적은 없으신지.
드셔봤다면 맛은 어떤지? 뜬금없이 오래전 이야기가 생각나는 건 또 뭔지.
오늘도 팬들의 입맛을 돋구어 주십시오. 초대손님이 오시는 날이니 기쁨 두 배가 되겠네요. 언제 들어도 상큼한 목소리 박강수님. 화이팅.

★신청곡-흑기사(UPT 업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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