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일, 원없이 바다를 바라보고 또 보고, 그 푸르름을 가슴에 넣어 강릉을 등지고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는데, 먼 산을 바라보니 아직도 하얀 눈이 쌓여 있었습니다. 그곳이 대관령 꼭대기라는 것을 알 수 있었죠.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수 있겠나이까.
봉평에 들렀습니다. 가서 주인장이 끓여 주는 곤드레 된장국을 맛있게 먹고 계곡으로 내려 갔습니다.
여름에는 감히 들어갈 수 없을 정도의 깊은 계곡에는 바닥이 들여다 보일 정도의 낮은 물이 잔잔하게 흐르고 있었습니다.
흥정계곡 주인장은 돌덩어리를 흔드는 일을 했고 직원은 그물망을 잡는 일을 맡았습니다. 떨리는 호기심으로 우리 일행들은 비닐봉지를 들고 첫 물고기가 잡히기를 바랐습니다.
"잡았다!"
"어디? 뭘 잡았어요?"
"버들치."
"버들피리요?"
버들치라고 분명히 알려줬는데도 버들피리라고 입력이 되는 것은 유가속에서 알 게 된 버들피리라는 가수 때문이었을 겁니다.
그 다음, 뚜구리가 봉지 안으로 쏘옥 들어 왔습니다. 생긴 것이 어째 메기 같기도 했고, 요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말로만 듣던, 뚜구리를 직접 보니 감동에 감동을 했습니다.
맑은 물에서만 산다는 민물고기, 어릴 때의 시냇가에서 추억이 없던 제가 지금에서라도 산경험을 하게 되었다는 기쁨에 맥박이 심하게 흔들렸습니다.
삼 십 분이 지났을 무렵, 미꾸라지를 던져 주는데 제가 보았던 까만 미꾸라지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참미꾸라지라고 부른다 합니다.
위로 위로 올라가 잡은 것은, 쉬리 종류인데 쉬리는 아니고 귀리(기리)라고 했던 것 같은데 정확한 건 모르겠구요. 그놈은 돌덩이를 흔들 때 바로 기절을 했다가 약간 시간이 흐른 뒤 깨어나는 것을 확인 했습니다.
감히 겁이나서 물에 발을 담그지는 못했지만, 신기한 물고기를 볼 수 있게 해 주시고 체험을 하게 해 주신 쥔장님께 눈물나도록 고맙다는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뚜구리 회를 안 먹고 가면 후회한다고 맛만 보라는 말에 인상을 쓰며 먹어 봤습니다. 에구~ 살면서 과메기, 홍어에 이어 뚜구리까지 두루 섭렵을 할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이건 여자라고 하기에는 뭔가 좀 그렇습니다. 매운탕을 계속 끓이니 살이 다 떨어져 이건 어떤놈이 미꾸라지인지 뚜구리인지 모르겠더이다. 그것을 어죽이라 했습니다.
봉평 선배들도 하나씩 모여, 우리 친구들과 함께 선배들의 살아 온 삶에 대해 경청을 하면서 몇 잔 마신 술 때문에 운전할 사람이 없어서 한 밤중이 되어서야 출발 할 수 있었습니다.
생애 잊을 수 없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열심히 일 했으니 가끔 이런 일상 탈출이 필요 합니다. 제가 생각해도 아주 잘 했다는 생각 입니다. 그래서 지금도 '너 정말 잘했다, 잘했다.' 라고 혼잣말을 합니다.
영재오빠~ 뚜구리... 보신 적 있으세요?
아직 못 보셨다면 흥정계곡으로 당장 떠나세요~
보셨겠지... 설마...
멋진 여행. 일박이일 이었지만 긴~ 여행 같았습니다.
오늘도 건강한 모습으로 만나요. 디제이로서 아나운서로서 따봉~ 입니다.
오빠 넘 멋져요. 점수가 100점까지 밖에 없다는 것이 아쉬울만큼.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듣고 있나요) (소리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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