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입춘답게......
며칠전부터 봄 기운이 제 눈과 제 귀와 저의 입술까지 간지럽힙니다..^^*
눈이 간지러움은 우리집은 높아서 햇볕이 참 복스럽게 들어 옵니다
몇해전 어머님이 여수에서 사오신 한 뼘짜리 천리향이 올해는 포도송이 열리듯
옹알 옹알 열렸습니다....어제부터 톡~톡 터지기 시작했는데 그 향기가 향기티슈보다..
어느 섬유 유연제보다 향기가 좋습니다..^^*
제귀가 간지러운 건 아파트 입구만 나가도 나무마다 새소리에 ..톡~톡 소리가 납니다..
이른 봄기운에 나무가지 여기 저기서 입들이 옹알이를 시작했는지...
먼저 나오겠다며 재잘 거리는 소리가 여기 저기서 들리는 듯 합니다
땅위에서는 .....뿌리들이 숨을 죽인채......흙을 비집고 나올려는지....땅이 숨을 쉬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합니다..^^*
내 입술이 간지러운 건 날씨가 좋으니.....
수다도 떨고 싶고 맛있는 봄 나물도 먹고 싶고......^^*그러네요
이맘때면 제 고향 죽도는 아직 김채취가 한창입니다
지금은 생김을 바로 채취해서 직판장으로 넘기지만
제가 아주 어렸을때는 엄마가 김을 해오면.....그물에 김을 넣고...김 짜는 기계에 넣고
동생과 저는 힜는 힘껏 손잡이를 잡고 영차 영차 김을 짰습니다
아침이면 엄마가 새벽부터 만드신 김을 궤짝같은 곳에 김을 넣고.....
머리에 이고.....들길을 걸어서 김을 말리러 갔습니다
바닷가에 사신 분들은 다 아실 거에요
볏집을 엮어서 만든 건장에....나무 젖가락같은 것으로 고정을 시켜서 김을 말렷습니다.....
몇시간 후 김은 톡~톡 소리를 내며....건조가 되기 시작했지요
건조 된 김을 머리에 이고 오다가 발이라도 헛딛었다가 바닥에라도 내치게 되면....
그날은 엄마에게 뒤지게 혼나는 날.....ㅎㅎㅎ
정말 혼 많이 났습니다....고생해서 만든 김인데.....하나라도 잘못되면..안되기에
혼나도 할말이 없었습니다....ㅎㅎ
이렇게 좋은 봄기운이 도는 날.......
내 고향 죽도 풍경은......아름다운 풍경화가 되었습니다
지금도 두 눈을 감고 생각에 잠기면......
잔잔한 바다는 잔물결들이 금가루 뿌려 놓은 듯 반짝 반짝 하구요.....
김은 바닷물과 호흡을 맞추면서 찰랑..찰랑 춤을 추구요......
동네 꼬마들은 ....소리내어 웃으면서..볕좋은 우리집 대문 앞에서 고무줄 놀이를 하고....
팽이 놀이를 하고 ...자치기 놀이도 하고 공기 놀이도 했습니다
요즘은 유기농 유기농 하쟎아요
제가 어렸을때는 유기농이 없었습니다...
다 자연산이고 유기농이였으니까요
엄마 톳무침이 먹고 싶어요 하면...집 앞 바다 바위틈에서 톳을 뜯어다 된장 넣고 조물 조물
무쳐서 톳무침을 해주셨고...
바위에서 돌김을 뜯어다가 김치국물 넣고 새콤 달콤하게 무쳐 주셨고...
우리는 호미하나 들고 바닷가에 나가서 바지락을 캐어서....
그날 저녁에는 된장 풀어서 맛있는 바지락국도 먹었구요......
건장 밑이나.....마늘밭에 가서 달래를 캐다가 달래장 만들어서 밥도 비벼 먹었구요
자연산 미역을 채취해서 홍합넣고 미역국을 끓여 먹으면..
아고고...그 맛이 정말이지..봄 맛 아니었을까요
제가 글을 쓰면서도 침이 꼴깍 넘어 갑니다.....^^*
하지만 세월도 우리 엄마 손맛을 변하게 하는지.....
신김치에 돼지고기 넣고 조물 조물 해서 먹었던 김치 돼지고기...주물럭이 예전맛이 아니고...
반찬은 점점 짜지고.....
제가 가면 우리 엄마 우리딸 한게 더 맛나다며.....
그렇게 엄마는 제가 한 음식을 맛있게 드십니다
그리운 엄마의 손맛 솜씨가 이렇게 날씨가 행복한 날......
그립기만 합니다
생각해보면 그렇습니다...
여든해를 가까이 사시는 동안..우리 엄마 쉬지않고 일하셨는데..
이젠 하기 싫기도 하실거야....
내가 조금만 가까이 살았으면......반찬도 해드리고.....
들길도 함께 걸을수 있을텐데.......
엄마에게도 봄이 있었을텐데...
우리 엄마도 엄마의 봄을 기억하시겠지요?....
저도 엄마와 함께 할수 있는 봄날을 많이 만들고 싶은데.....
엄마와 봄 날의 추억을 만들고 싶은데.....
엄마 기억하시죠?...
엄마가 저에게 만들어 주셨던 톳 무침을요...
엄마 사랑합니다
어부의 노래[박양숙]..
이승철....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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