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메~ 바람들었다네~
김미숙
2009.01.20
조회 60



눈 위에 있던 발자국~~ 사람은 아니고 짐승 같은데 이 발자국이 뭐냐고 묻자, 호랑이 발자국이라 합니다. 저를 놀릴려고, 호랑이 발이 네 개인데 어떻게 일렬로 나 있냐 했더니, 네 발로 저렇게 걸어 간다 합니다. 참내.


일요일 아침, 게으름의 극치 잠에 취해 있는데 휴대폰 울리는 소리.
잠자는 사자의 코털을 자꾸 건드리는 자 있었으니.
눈이 온다고~ 눈이 펑펑 쏟아지는데 왜 그 동네에 있냐구~
눈썹이 휘날리게 달려오라는 전화.
한 사람 전화 끊고 나면 또 다른 사람, 또 다른 사람...
제가 눈만 보면 좋아 날뛴다는 것을 아는 지인들은 그 쪽에 눈만 오면 전화통에 불이 납니다.
아직까지 집을 나서지 않았냐고 어찌나 바람을 넣고 꼬셔대던지 후끈 달아오른 가슴, 억누를 길이 없어 버스에 몸을 실었습니다.
가끔은 혼자 버스타고 가는 재미도 쏠쏠하니까.

지난 일요일에 가서 봤던 눈은 주중에 이미 왔던 눈이 쌓여 있던 것, 즉 말라 비틀어진 눈 이었기에 좀 서운하긴 했는데, 이번 눈은 일요일 아침에 내린거니까 얼마나 이쁠까.
어렸을 때 달력에서나 봤던 산수화를 가슴에 넣어 둘 수 있다는 기쁨과 설레임이죠.

봉평은 마치 하얀 도화지를 펼쳐놓은 것 같았습니다.
가슴이 벅차 올랐습니다.
지방도로 위는 온통 눈으로 내 차선 니 차선 구별 없이 그냥 달려갑니다.

지인 몇 분과 함께 펜션에 모여 음식을 먹으면서 강원도의 구수한 사투리속에 푹 빠져 들었습죠.
언제 들어도 정감이 가는 사투리들을 잘 새겨 듣는 것도 재산입니다.
재미있습니다. 시골스러운 것, 세상에 때 묻지 않은 착한 마음씨.
하지만, 그 속에서도 까칠한 성격은 있다는 거~
이번에 만난 지인들은 대부분 강릉고 출신들입니다.
원주고는 왜 가지 않았냐는 질문에 지역별로 나뉘어져 그렇다고 했습니다.
아쉽더이다. 원주고 얘기도 듣고 싶었는데.

강원도에선 겨울이면 먹을 것이 귀하여 여름에 강냉이를 삶아 말려 놓았다고 합니다.
그리하여, 메주콩을 삶을 때 솥안에 넣어 불린다음 먹었다는데, 지인 한 분은 배가 고플때마다 딱딱한 강냉이를 엄마 몰라 주머니에 넣어 놓고 하루종일 입안에서 불려 먹었다는 얘기를 했습니다.
아니, 그런 전설은 우리 아버지 세대에나 어울릴 법한 것인데 삼, 사십대에도 그렇게 살았다니.

참숯 불에 옥수수가 거의 다 익어 갑니다.
구운 옥수수의 맛, 이 맛을 어디에 가서 봅니까? 연거푸 세 개를 먹었습니다.
이런 분들을 알지 못했다면 좌정관천이 따로 없었겠죠.
알아도 알아도 배워도 배워도 끝이 없다는 말이 맞아요. 정말이지 신기한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 갈 때 마다 감동을 먹습니다.

자정이 넘자 우박 오는 소리가, 뻥좀 쳐서 지붕에 구녕이 날 것 같았습니다.
뽀얗게 쌓여있는 십센티정도의 눈 위에 앉아 있는 모습에 그 위에 발자국을 내어 보니 뽀드득 뽀드득. 천국이 따로 없습죠.

어제 아침, 장평에서 첫 차를 타고 올라오는 길, 어찌나 마음이 뿌듯하던지. 그건 첫 째 며느리도 몰라.
일터에 와보니 일은 밀려 있고 하루종일 땜질하느라 정신이 몽롱해지더이다.


영재오빠, 눈을 보고 왔더니 가슴이 뻥~~~ 뚫려서 아주 좋아요.
오늘, 건강한 모습으로 아자~
매일 들어도 늘~ 새로운 느낌의 유영재의 가요속으로의 멋진 디제이님과 함께 합니다~

당신만이 느끼고 있지 못할 뿐, 당신은 매우 특별한 사람입니다.
< 데스몬드 투투 Desmond Mpilo Tutu>

댓글

()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해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