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뭉쳤던것도 모자라 예고 없이 3쌍의 부부가 동대구역에 떠억하니 버티고 서서 모시고 가라는 전갈이왔다.
에구~~화상들~~~잘났어 증말!!!
살림 경력 27년차 접어드는 동안 손님을 한 두번 치뤄보냐?
일단 화적 보따리들을 집으로 데려와 짐들을 내려놓고, 사람 좋아 하기로 두번째 가라면 서러운 남편, 휘파람 소리 절로 내며 술집으로 노래방으로 팔공산 자락 찻집으로....
보충수업 때문에 홀로 아침상 받은 남편 눈그늘 아래 어제의 술기운이 그렁그렁 달려있다.
한찜통 끓여논 곰국 기어이 바닥을 보이고, 부엌으로 베란다로 샅샅이 돌아 다니며 과일이며 강정이며 먹을 수 있는건 싹쓰리 하고 좀 전에 떠났다.
사람 사는집엔 사람이 들끓여야 한다는게 우리 부부의 지론.
시키지 않아도 딸 예진이가 커피 끓여 오고 과일 깎아 접시에 담아와 대견한 마음이 들었다.
'너거는 설도 안쇠냐?' 했더니~~
이렇게 바람 쐬고 집으로 돌아가 조신하게 설음식 장만한다나 어쩐다나..ㅋㅋㅋ
한차례 폭풍 치르고 나니 평소에 느끼지 못했던 고요가 이렇게 평화로울 수 없다.
불편했을 하룻밤, 생글 웃으며 참아준 딸애와 시장가서 뜨끈한 감자 수제비 한그릇씩 먹고 와야겠다.
안동, 서울, 수지 친구들...
기다려~~~~당한만큼 분탕질 하고 올테니~~~~~~~~~
가족만큼 소중한 친구들의 깜짝 방문에 즐거웠던 하루였습니다.
(신청곡)
사랑한다 더 사랑한다....라이어 밴드
총맞은것 처럼..........백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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