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이 타는 밤~
김미숙
2009.01.13
조회 41
이보시오 우리 유영재디제이님 팬 여러분 제 말 좀 들어보소~

어렸을 때 부터 온돌방의 참 맛을 모르고 거의 침대 생활을 했던 제가 온돌의 뜨거운 맛을 본 적이 있습니다.

강원도 영월이라는 곳, 산을 넘고 깊은 골짜기에 들어 가면 방랑 시인 김삿갓이 살았던 마을이 있습니다.

몇 채 안되는 집 가운데, 과객의 끼니를 챙겨주기도 하고 하룻밤 묵어 갈 수 있는 행랑을 내어 주는 인심 후한 쥔장을 만날 수 있습니다.

맛있는 산채로 가득한 밥상을 챙겨주시고는 객이 밥을 먹는 동안 미리 가서 행랑채에 장작불을 지펴 놓습니다.

장작을 패는 일, 장작으로 불을 지피는 일은 일생 중 몇 번이나 해볼 수 있을까요?
한 번 해보고 싶은 욕망이 솟구칩니다.

하룻밤 지낼 수 있게 넉넉하게 지펴 놓은 곳에 가서 계속 장작을 밀어 넣습니다.
얼굴이 빨갛게 달아 오를 때까지.

쥔장 어른의 그만하면 됐수 하는 말씀이 귀에 들어올리 없습니다.

원없이 장작을 지피고 드디어 방에 들어 가면 따뜻합니다.
그리고 일행들끼리 말하죠.
쥔장 어르신이 지펴놓은 것 만으론 택도 없었겠다. 더 지핀 건 잘한 일이다.

뭔가 모를 따끔거림, 몸이 편치가 않아 뒤척이는 건 침대가 아니라 온돌이어서 그럴거야 하는 생각을 하면서 잡니다.

아침에 일어 나 보니, 이게 무슨 날벼락인가요?
아궁이 쪽 아랫목에 가깝게 누웠던 순서대로 살들이 구워졌다는 걸 알았습니다.
흐미~
온돌방이 밤새 달궈졌다는 걸 깨달았을 땐 이미 때 늦은 후회 입니다.

바른 자세로 잔 사람은 등과 엉덩이가 익었고, 얼굴을 대고 옆으로 잔 사람은 한 쪽 볼과 옆쪽이 먹음직스럽게 익었습니다.

서로서로 잘 구워진 곳을 보여달라, 보여주마, 낄낄 거립니다.

공포의 장작불 온돌방, 바베큐가 될 뻔 했던 기억, 정말 무섭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추운 날에는 바베큐가 되어도 좋으니 그 온돌방에 딱 붙어 떨어지고 싶지 않습니다.


저처럼 살이 탄 적이 있는 분 계시나요?
그렇다면, 오늘밤.
우리 모두 온돌방으로 빠져 봅시다, 빠져 들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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