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 독방...
김미숙
2009.01.11
조회 76
날씨도 춥고 주말 저녁인데 옛날 얘기나 함 풀어볼까나.


아들 낳을려구 낳다 보니 계속 딸인지라, 저를 끝으로 포기했던 아들 낳기.
딸이 많아서였을까.
우리 아빠는 자식들 관리 하느라 무진장 애를 쓰셨습니다.
밖으로 나돌기를 좋아했던 저를 특히 더.
반발심이였을까. 구속 받는 걸 싫어 했었죠. 뭐든 알아서 하는 게 좋았던 것 같아요.
지금까지도 누가 시켜서 하는 일이 싫은 것두 다.

어렸을 때, 우리 집은 'ㄱ' 자로 된, 마당 가장자리에 화단이 있는 일층 한옥이었습니다.
방은 네개 였구요.
중학생이 되었을 때, 저는 거실과 붙어 있는 방 대신 떨어진 방으로 가겠다고 우겨서 그 방을 차지 했습니다.

그 방으로 오니 창문을 열면 길가가 보이고 아주 좋았습니다.
오며가며 창문을 두드리고 휘파람을 불어대던 몇 남학생들은 저를 많이 따라다녔던 아이들이었습니다.
모른척 하던 아빠가 급기야 망치를 들었습죠.
학교 갔다 와 방이 어두워서 둘러 보니 창문을 합판으로 막아 놨더군요.
아주 꼼꼼하게 감히 뜯지 못 할 만큼 대못으로 말이죠.

기막힐 일이었지만 아빠한테 대들었다간 큰일 나죠. 무서운 분 이셨으니까.

감옥이 따로 없었습니다. 가만 있을 제가 아니었죠.
죄수처럼 몇 날, 몇 일 동안 칼로 팠습니다. ㅋㅋㅋ
그리하여 네모를 만들어 놨는데 그것도 들켜 버렸습니다.

그리고 아빠는 지하실을 넓히는 공사를 시작하셨습니다.
지하실 작은 창고를 넓혀서 아주 큰 방 하나를 만든 다음 방을 예쁘게 꾸며 놓고 저더러 그 방으로 이사를 하라고 하셨습니다.
힘 없는 제가 어떡하나요. 가야지. 쫓겨 날 순 없었으니까.
지하 독방에서 일 년을 살았습니다.

살아 가면서 그 때, 저희 아빠가 창문을 다 막아 버렸던 일을 생각하면 웃음이 나지만 그 땐 가출을 해서 자유롭게 살고 싶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니 여름엔 정말 시원했고 겨울엔 너무 따뜻했다는 거예요.

오늘 밤, 예전의 그 지하 독방이 많이 생각 납니다.

<듣고 싶은 노래>

사랑 결코 시들지 않는 - 서문탁, 비정 - 김경호
→ 이 두 곡은 제가 아주 즐겨 불렀던 곡으로 이 노래 부르고 나면 목이 쉬었던 적이 많았죠. 특히 비정이 많이 듣고 싶습니다.

Stay - 이현우, 지금은 늦었어 - 이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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