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년,97년 무렵, 그 때는 인터넷이 없던 시절 이었죠.
영화관에 가서 보지 못한 영화는 비디오가게를 이용했습니다.
비디오 가게에 가면 유명한 작품과 그 반대편에 불그스레한 색으로, 범생이든 아니든 한번쯤은 힐끗 보았던 경험이 있을 겁니다.
영화를 좋아했지만 시간 상 극장에 가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았기에 시간나는 대로 작품성 있는 영화를 참 많이도 빌려다 봤습니다.
그러던 중, 전국에 있는 소들이 반란을 일으킨 적이 있었습니다.
왜 그랬는지 지금도 알 수 없는 일이긴 하지만, 첫 번 째로 경남 창원에 살고 있던 젖소 부인이 바람이 난 것입니다.
태풍처럼 한바탕 휩쓸고 가더니, 두 번 째로 전북 장수에 살던 물소 부인이 바람이 났습니다.
큰일 났다고 나라가 발칵 뒤집혔습니다.
그런데, 강원도 횡성에 살던 황소 부인이 바람이 나서 겉 잡을 수 없는 사태에 이르렀습니다.
소들의 반란이 끝난 후, 좀 조용해지는가 싶더니 이제는 경기도 안성에 살던 만두부인이 속 터진다고 가출을 했던 사건이 있었습니다.
불그스레한 색상으로 된 영화에는 별 관심이 없던 우리 범생이 형부와 언니의 마음을 요동치게 했으니 젖소 부인은 대한민국 부인들의 마음을 뒤 흔들어 놓았던 것 입니다.
가출 했던 언니들이 우리 집에 와서 하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얘, 너 젖소부인 봤니? 영화를 보는데 첫 번째 부인이 나오길래, 아~ 저게 젖소부인인가 보다 했더니, 두 번째 세 번째 일곱번 째... 있잖니, 젖소부인 찾다 보니 영화가 끝나더라."
한 시간 반 동안 영화 내용은 안중에 없고 끝날 때 까지 젖소 부인 찾다가 허망했다 했습니다.
호기심이 발동한 저는, 당장 비디오 가게로 향했습니다. 가보니 정말로 전국을 뒤 흔들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온갖 부인들이 다 바람이 나고 터지고 했는데 유독 한 부인만 보이지 않는 겁니다.
가게 사장님 한테 가서 물었죠.
"사장님, 호떡 부인 뒤집혔네는 없네요? 아직 안 나왔어요?"
비디오 가게 사장님, 심각하게 대답 했습니다.
"아니, 호떡 부인도 나왔어요? 제가 알아보고 빨리 갖다 놓을게요."
일주일 후, 장난끼가 발동하여 그 사장님 한테 호떡 부인에 대해서 물었습니다. 그 사장님, 안타깝다는 듯이 아직 안나왔다고 미안하다고 그랬습니다.
당연히 나올리가 없었습니다. 호떡부인은 제가 만든 영화였으니까요.
남들이 눈치 보며 가지 못하던 자리, 그 때 저는 빨강 테잎들이 놓였던 곳에 가서 웃기는 제목을 외우고 또 외워서 나중에 친구들과 얘기할 때, 많이 써먹었었습니다.
여기서 수 많은 제목을 얘기는 못하겠고 배꼽잡고 웃을 만한 이상한 것들이 정말 많았다는 거~
내용이 뭔지는 모르지만 제목이 다양했습니다.
소띠 해, 소 소 소... 소 이야기가 나오니 엉뚱하게도 그 때 그 소들이 생각나서 야심한 밤에 몇 자 적습니다.


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