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한가지씩 빠트린것이 생각이 나나봅니다.
오늘 봉지김치를 사서 넣어놓으면서 이제는 다 챙겼겠지 싶어 가방을 닫아놓고나면 다녀왔던 분들이 꼭 챙겨야한다고 했던 모기향을 빼놔서 다시 가방을 열고, 모기향 챙겨놓고 나면 일부러 장만한 꽃무늬 수영복을 빠트려서 다시 짐을 처음부터 꾸려야했습니다.
그나마 한달전부터 준비를 했으니 망정이지
내 머릿속에 지우개가 든 저때문에
외국여행이라곤 머리털나고 처음인 두 부자가 산설고 물설은 타국에서
3박 5일을 눈물바람으로 지새울뻔했지뭐에요.
그나마 양말 한켤렏를 사더라도 사전준비와 예약이 아니면 말을 말라는 남편덕분에 이제라도 빠트린 물건없이 짐을 싸긴 쌌지만
그나마도 얼른 출발을 해버려야 한시름을 놓을까
지금도 혹시 빠진게 있을지 모른다고
날마다 가방을 풀었다, 쌌다..
누가보면 도둑이라도 든줄 알겁니다.
아름다운 이벤트에 당첨이 되고..
여행을 준비하는 기간 동안 참 행복했습니다.
저는 가지 못하지만, 저의 작은 재주로 남편과 아이를 외국여행, 그것도 발리를 보내준다고 생각하니 정말 기분이 좋았습니다.
게다가 여행은 가기전이 제일 흥분되는 거잖아요.
같이 놀아달라고 해도 바쁘다고 바늘 하나 안 들어가게 매몰차던 남편이 하루 시간을 내서 아들과 둘이서 사진을 찍고, 여권을 만들고, 여행에 꼭 필요한 영어표현이 적힌 책도 한권 샀습니다.
물론 남편과 아들. 이렇게 두 부자가 떠나기로 결정을 하기까지는
말로 할 수 없는 공중전이 있었습니다.
외국 나가면 다 국제 미아가 되는 줄 아는 남편은
왜 하필이라는 표현까지 불사하며 안 가겠다고 고집을 부렸고,
비행기를 탄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가슴이 뻥하고 터질것같다는 9살 아들은 그런 아빠에게 발리를 가야만하는 말도 안되는 이유를
백한가지정도 대가면서 열변을 토했습니다.
그래도 무조건 못간다고 우기던 남편을
"평생 살면서 아들이랑 단 둘이 여행을 갈 기회가 몇번이나 되겠냐? "는 저의 설득에 마지 못해 수락을 하는듯 하더니..
그것이 다 쑈였다는...
아주 기다렸다는듯이 수영복을 장만하고,여행에 필요한 것들을
하루가 멀다하고 사다나르는 것이었습니다.
하루는 햇반, 하루는 김치, 하루는 슬리퍼, 하루는 물안경...
"아예 눌러 살려고?"했더니 약간 머쓱했는지
"말도 안 통하는 외국인데, 만반의 준비를 해야지..유비무환이잖아"
외국 두번만 나갔다간 마트를 통째로 옮겨도 부족할듯 싶었습니다.
하루하루 달력에 체크를 해가며 날짜를 기다렸는데
어느새 십일 앞으로 다가왔네요.
이제 슬슬 제 선물얘기를 꺼내봐야 할것같은데...
뭘 사오라고 해야 동네에 쫘르르 소문이 날지..고민됩니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고민되는건
챙겨주는 양말에, 차려주는 밥에, 제 잔소리를 들어야만 잠이 온다던 우리집 두 남자...
과연 발리에서의 삼박오일을 저 없이...잘 지내고 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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