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냉이국이 먹고싶네요.
냉이의향. 구수한 된장....
오늘 내 와이프한테 저녁에 냉이국하라고 해야겠다.
유연희씨 글 잘 읽었읍니다.
글 솜씨 탄력받았나봐.........더욱 성숙해지는것 같아요.
유연희(yyh200110)님께서 작성하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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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스 유~~~ 냉이 캐러 가자"
>
> 점심식사 후 어김없이 들려오는 부장님의 목소리가
> 철계단을 올라오며 사무실이 떠날갈 듯 내게 외치는 소리다.
> 결혼 후 잠깐 회사생활을 했었다.
> 2002년 월드컵이 열리던 해..
> 우연히 들어가게 된 회사.부장님댁이 내가 살고 있는 집과 가까운 거리이고 고향도 같은 여주였기에 익숙치 못한 회사생활에 적잖이 도움을 받으며 지냈었다.사장님도 부장님의 고향 선배여서 부장님은 내일처럼 회사일을 열정적으로 도맡아 하셨다.
>
> 한 집안의 외아들..고지식하고 철두철미한 한치의 빈틈도 보이지 않는 성격의 소유자이셨다.
> 그 부장님에겐 참으로 별난 취미가 있었다.
> 언덕에 아지랭이가 스멀스멀 피어 오르는 바로 이맘 때...
> 점심을 먹고 자칫 춘곤증에 빠져들 무렵이면 남자 직원들 몇명과 날 이끌고 사무실 옆 밭둑으로 끌고 가신다.
> 손에는 저마다 호미와 비닐 봉지를 들고서....
> 마침 회사가 시골동네 외진곳에 있어서 지천에 깔린게 냉이였다.
> 처음엔 모두 모아놓고 냉이 구별법을 상세히 알려 주신다.
> 그리곤 뿔뿔이 흩어져 저마다 냉이 캐느라 점심 시간 한시간이 훌쩍 가버린다.가끔 사무실에 중요한 전화가 걸려올까 내심 걱정스런 마음에 고개라도 돌릴라 치면 괜찮다면 손사레를 치신다.
>
> 점심시간이 끝나고 모두 캐온 냉이를 책상에 올려 놓고,마주 앉아 다듬으며 냉이는 어떻게 무쳐야 맛이 있다는 등등..신이나서 열변을 토하신다.
> 그러다가 현장에 바쁜일이 있음 슬며시?!가버리신다.
> 그러면 냉이 다듬는 일은 자연적으로 내 몫이다.
>
> 사무실에서 특별하게 할 일도 없고 쉬엄쉬엄 냉이를 다듬어 보지만 대여섯명이 한시간 가량 캔 냉이의 양은 그야말로 산더미이다.
> 하나하나 들고 일일이 다듬다 보면 서너시간이 훌쩍 가버린다.
> 이쯤되면 좀이 쑤시고 이걸 언제 다듬나..하는 막막한 마음에 슬슬 꾀가 나며 손길이 거칠어지고 만다.
>
> 다듬은 냉이를 캔 사람 수대로 똑같이 분배를 해주신다.집에 가서 끓여먹든 무쳐 먹든 노동의 댓가는 얻어가야 한다며...
> 어떤날은 삶아서 각자에게 나눠준적도 있었고,
> 어떤날은 다듬기만 하고 나눠주실때도 있었다.
> 덕분에 난 향긋한 냉이 된장국과 된장에 조물조물 무쳐낸 냉이무침 덕에 한동안 저녁 찬거리를 사지 않아도 되었다.
>
> 앞집과 아파트 상가에 있는 문방구 아저씨에게도 냉이를 나눠 드릴 수 있는 온정을 베풀기도 하였다.
> 부장님과 함께 차를 타고 퇴근을 하였는데 퇴근길에도 평소 냉이밭을 잘 알고 계셔서 집으로 가다 말고 차를 세워 냉이를 캐 간적도 있었다.부장님 차에는 항상 냉이를 캘 수 있는 도구가 갖춰져 있었다.
>
> 지금 생각하면 그 부장님은 자연을 엄청 사랑하셨던 분 같다.
> 그래서 그럴까?
> 지금도 자연과 벗삼는 일을 하며 아주 행복하게 살고 계신다.
> 봄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는 이 맘때가 되면 냉이 캐는것을 무척 좋아하셨던 그 부장님을 따라 다니며 온 밭고랑을 헤집어 놓았던 기억이 솔솔~난다.
> 부장님께 배운 냉이 상식 한가지...냉이는 오래된 밭...그 중에서도 고추밭에 많이 난다는 사실을 알았다.
> 작년에도 그랬듯이 올해도 부장님은 내게 봄바람보다 더 살가운 봄인사를 건네올 것이다.
>
>
> "미스 유~~~냉이 캐러 가자~~"라고...............
>
>
>
미시 유? 냉이 안남었어요.
신준섭
2008.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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