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년] 나의 여덟살 겨울엔.....
홍순례
2008.01.24
조회 30
자식을 여러 남매 두셨지만 크는 것을 보지못하고 어려서 셋이나 앞세우신 할아버지는 손자,손녀가 태어나자 곧바로 호적에 올리지않으셨다.

그래서 나이가 줄어버린 난 어려서 같이 놀던 친구들이 입학통지서를 받아들고 학교에 갈 때 같이 등교할 수가 없었다.

학교에 보내달라며 몇 날 며칠을 울고불고 하는 나를, 이기지못한 엄마는 끝내 동사무소에 드링크 몇 병 사가지고 가서 사정을 한 끝에 한 달이나 늦게 학교에 갈 수 있게 서류를 고쳐 오셨다.
그 땐 그렇게 인간적인 시절이었다.

그 옛날엔 아이들이 어수룩해서 그랬는지, 손수건을 앞가슴에다 달고(코 흘리면 닦으라고 그랬는지, 그러고 보면 요즘 초등학교 신입생들 중엔 코 흘리는 애들이 없더라구요) 운동장에서 오리엔테이션을 여러 날 했다. 신주머니는 왜 또 그렇게 컸는지,

내가 학교에 갔을 땐 무용이고 바깥놀이가 다 끝난 시점이었기 때문에 그 때부터 난 몸치가 되었다.

그래도 아이들과 잘 어울리고 조금은 억척스러웠던 내게 있어 1학년이던 그 해에 잊지못할 이야기가 있다.

집 가까이에 살아서 단짝이던 유미가 빈 병을 주고 바꾼 엿가락을 가지고 내게 놀러와서 나눠 줄 생각은 하지않고 약을 올리면서 맛있게 먹는 것이었다.

"조금만 나눠 주라."
"응? 아주 조금만....."
아무리 사정을 해도 주지않자, 난 그녀의 손을 바짝 잡아당겨 억지로 그 엿을 빼앗아 먹으려 한 것이다. 바로 그 때
"아얏"
비명 소리가 들렸는데도 난 그 소리를 주기 싫어서 그냥 내지른 소리인 줄만 알았다.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들었을 때 그 하얗고 먹음직스럽던 엿은 그만 피로 물들어 있었다. 내가 유미의 손가락을 깨물었던 것이다.

먹고 싶으면 엄마한테 말을 하지, 친구의 손을 깨물었다고 정말 죽지않을만큼 맞았던 기억과 그 친구네 집에 잘못했다고 빌러갔던 기억이 난다.

지금 그 친구는 어디에서 무엇을 할까.
그 친구는 그 때 아팠던 손가락이 어느 손가락인지 기억을 할까.
미안하다. 친구야.
지금 다시 만난다고 하면 웃으면서 옛날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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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게 있어서는 아픈 기억인데요.
갑자기 여덟살의 기억을 떠올리라고 하니, 이 기억이 나네요.

노트르담 드 파리 꼭 보고 싶은데요.
제가 그 주인공이 될 수 있을까요?
추운 날씨에 수고하십시오.
편안한 저녁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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