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된 후로는 없는 돈 털어 연극, 콘서트, 영화, 뮤지컬, 클래식 공연, 미술관과 사진전 등 문화예술을 즐길 줄 알게 되었지만 청소년기에는 남들처럼 대중문화에 흠뻑 빠져지내면서도 학업 때문에, 부모님 때문에, 돈 때문에 콘서트는 꿈도 못 꾸며 지냈습니다.
그저 좋아하는 가수나 영화배우의 사진과 기사를 모으는 것, 만화책이나 소설 빌려 읽기 정도가 저의 행복한 취미 생활이었는데요. 그것도 아버지가 화나시면 다 찢어버리시곤 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사춘기 소녀의 마음을 이해 못해주셨던 아버지가 좀 원망스럽기도 해요. 하하.
제 생애 첫 콘서트는 중학교 3학년이던 겨울에 불현듯 찾아왔습니다. 유명한 청춘스타의 콘서트는 아니었습니다. 저는 학교에서 굉장히 학구적이고 성숙하고 우아한 척하며 다니는 공주병 모범생이었는데 제일 친한 친구의 오빠가 완전 킹카에 공부도 아주 잘하는 분이었어요. 그런데 어느날 그 오빠의 친구가 강남에 잘 나가는 학교의 밴드 기타리스트라는 거에요. 그래서 이번에 공연을 하는데 동생에게도 친구들 많이 데려오라고 부탁을 했는지, 제 친구에게서 같이 공연장 가자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친구들끼리 우르르~~몰려가서 어느 추운 겨울 강남 모처의 소극장에서 굉음, 그러나 어쩐지 멋있는 메탈과 록음악을 신나게 들었습니다. 드럼도 기타도 어찌나 멋있던지, 그리고 밴드하는 오빠들은 왜 그리도 잘 생긴 만화 속 왕자님들 같은지,,한창 순정만화 풍의 낭만과 착각 속에 빠져 살 나이에 당연히 완전히 반해버렸습니다. 터질 듯한 록음악의 발산이 처음 이런 공연을 접하는 저에게도 강렬한 즐거움과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는 시원함을 선사했던 것이지요. 그후로 고등학교에 진한학 후로는 여전히 콘서트와는 요원한 삶을 살았지만, 세월은 하~흐르고 그 사이 저는 콘서트장의 열기를 즐기는 어른이 되었습니다. 지금은 제가 돈을 벌어 쓰는 나이인데도, 여전히 주머니 사정 때문에 자주는 못 가게 되는 건 별반 다를 게 없어요.
참, 콘서트는 나나 무스끄리 일요일(20일 공연)에 초대받고 싶습니다. 화요일에는 시간을 내기가 어려워서요. 나나 무스끄리 온다 만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는데 결국 이번에는 정말 오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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