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성탄절에 대한 기억이.......뭐가 있더라?
어릴 땐 크리스마스 무렵엔 항상 몸이 안 좋았죠.
그래서 늘 성탄절때 보일 춤이라든가 연극이라든가...열심히 준비는 해 놓고 당일엔 성당에 나가지 못 해서 많이 미안해하던 기억이 있어요.
그리고는...
아....
그래요.
아주 추우면서도 따뜻했던, 크리스마스 이브 기억이 있네요.
내가 지금보다 더 순수하던 시절에 보았던
아주 따뜻한 불빛이 새어 나오던 작은 교회를 기억해요.
그 무렵, 사랑하는 사람이 아주 먼 곳에 갔더랬죠.
보고 싶어도 얼굴 한 번 보기가 쉽지 않았던 사람.
그 사람에 대한 그리움을 가슴 가득 안고 살아가던 그 시절,
문득 그 사람이 살았던, 그의 집에 가고 싶어졌어요.
한 번도 가 본 적이 없는 낯선 곳.
무작정 동서울에서 그가 살았다던 작은 읍으로 향하는 버스를 탔죠.
버스가 내릴 곳에 다다를 무렵, 옆에 앉아 있던 여자분이 말을 건네 오더군요.
어딜 가냐는 물음에 가려고 하는 곳을 말하니 자신도 그 근처에 가는 길이라며 기뻐하던 여자.
터미널에 내리면 자신을 데리러 온 사람이 있을 거라며 함께 가자고 내 손을 이끌던 여자.
낯선 곳, 밤 늦은 시각, 막막했던 터라 그 손에 이끌려 따라갔는데
그곳엔 교회 승합차 한 대가 서 있었어요.
서울에서 성탄절을 맞아 내려 오는 길이라며,
그래서 목사님께서 마중나와 주신 거라고 하더군요.
흔쾌히 저를 타에 태워 주신 목사님께서 저보고도 예배를 드리러 온 거냐고 묻길래 그냥, 웃었더랬죠.
덕분에 아주 쉽게 찾아 들어 간 그 곳.
그 사람의 집. 작은 교회.
그사람이 살던 곳은......교회였어요. 작은 시골 교회.
활짝 열린 대문 안으로 오래된 종이 서 있었고
교회 건물엔 크리스마스 장식 불들이 반짝이고 있었어요.
하지만 예배가 끝났는지 불이 꺼져 있더군요.
대신 교회 옆 조그마한 건물에서 따뜻한 불빛이 새어 나오고 있었어요. 불빛과 함께 도란도란 들리던 소리, 가끔씩 눈처럼 쏟아지던 아이들 웃음 소리.
그때 그 불빛에 추위마저 녹아 내렸더랬죠.
한참을 그렇게 바라보고 있을 때 안에서 누군가가 나왔고 그 사람이 묻더군요. 누구냐고. 지나가던 사람인데 길을 잃었다고 하니 친절하게도 시내까지 데려다 주었지요.
교회 차로 말입니다.
그렇게라도 그리움을 달래고 싶었던 그 시절,
그 사람의 집 앞에서 보냈던 크리스마스 이브의 기억.
그 기억은 아무도 모른답니다.
심지어 사랑하는 그 조차도.
어찌보면 참 무모한 일이었죠.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들의 차를 타고 다녔으니까요.
지금은 절대로 할 수 없는 일이에요.
하지만 그땐 사랑을 하는 눈을 가졌기 때문이었는지
모든 사람이 아름다워보였거든요.
그리고 그로부터 몇 년 뒤 저는 그 교회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냈답니다. "교회집 며느리"가 되었거든요.
나를 시내까지 태워다 주셨던 집사님도 뵈었지요.
하지만.....나만 알고 있는 추억인지라....고마운 마음, 겉으로 표현하지는 못 했네요.
어린시절, 책밖에 모르시던 무뚝뚝한 아버지 덕에 크리스마스에 커다란 트리를 만들어 놓고 선물을 주고 받은 아름다운 기억은 없지만, 낯선 곳에 갔던 설레임, 그리고 낯선 곳에서 만난 친절한 사람들, 또 사랑하는 사람이 살았던 곳에서 본 커다란 별이 아름다웠던 크리스마스 이브가 있었다는 것을, 오랜만에 다시 생각해 냈습니다.
***만약 된다면....고흐전에 가고 싶어요. 방학 때라 또 시끌벅적하겠지만 그래도 꼭 가보고 싶네요. 표를 예매하려던 차에 가요속으로 이벤트를 보고 예매 안 했는데....^^ 덕분에 오래된 기억을 다시 끄집어 낼 수 있었네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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