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그랬을까요 ..
아직 다가 오지고 않은 서른을 생각하면서 양희은씨의 서른즈음 이라는 노래를 즐겨 듣곤했습니다
스물두살에 결혼해서 ~친구들처럼 아가씨 소리 한번 맘편히 못듣고 아줌마로 살아가는 저에게 서른이란~생각만으로도 쓸쓸해지는거 같았거든요
제나이 서른,올해 큰아이가 초등학교 1학년이 되었습니다
학부모가 되면 사교육이다 뭐다 아이들 뒷바라지에 더 힘들꺼라 하지만,,전 요즘이 그렇게 행복하고 즐거울수가 없습니다
행여 찻길이 위험할까 싶어 처음 몇일은 학교에 데려다 주고 데려오고를 반복했었는데요
지금은 주변에 친구들과 함께 학교에 간다면서 집을 나서는 아이의 뒷모습이 대견 스럽고 너무 자랑스럽기만 해요
어제는 돈200원으로 뽑기를 했다면서 엄마손좀 내밀어 보라고 재촉하더군요
조그만 손으로 제 새끼 손가락에 뭔가를 열심히 끼워주는 딸아이가 됐다 싶었는지 "엄마..봐봐..예쁘지??"하면서 까르르 웃네요
아침에 맛있는거 사먹겠다고 돈좀 달라고 하길래 부랴부랴 ~주머니에서 동전 두개를 꺼내서 쥐어 주었더니 그돈으로 뽑기를 했대요
"엄마 친구랑 아이스크림 사먹을까 하다가 뽑기를 했는데 ..이렇게 예쁜 반지가 나왔지 뭐야 ..선물이야 ~~"
실반지 위에 달린 큐빅이 빛을 받아서 반짝반짝 참 예쁘던걸요
그걸 보고 있노라니 저어릴적 생각이 나더군요
소풍때면 식당일로 바쁘신 엄마는 돈500원을 제손에 쥐어 주시곤 했습니다
그때당시 500원이면 사각으로된 300원짜리 컵라면 하나를 사먹고도 십원이나 오십원짜리 불량식품 몇개를 더 사먹을수 있었거든요
남들은 소풍이라고 엄마 선물 산다고 산을 내려오면서 가게에서 파는 등긁기나 나무로 만든 팔찌 같은것을 사는데 저도 엄마한테 뭔가를 해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러다가 백원을 넣고 돌리면 동그란 공이 하나씩 나오는 뽑기가 눈에 띄더군요
머리끈이 나올때도 있고 작은 장난감이나 구슬같은 것이 나올때도 있었지만 내맘을 어떻게 알았는지 작은 공속에 싸구려 큐빅이 박힌 링반지 하나가 나오더라구요
제눈엔 어찌나 예쁘고 좋았던지 ..한걸음에 집으로 달려가서 저녁때 돌아오신 어머님 손에 끼워 드렸답니다
지금 딸아이가 제손에 반지를 끼워주며 느꼈던 설레임 처럼요
하지만 그때는 엄마의 퉁퉁 붓은 손까지 생각을 못했습니다
며칠후 보니까 ..싸구려 반지라 물에 닿아서 볼품없이 색도 바래고, 작은 반지를 억지로 낀 손가락에 반지 자욱 만큼 움푹 들어가 있지 뭐에요
보기만 해도 참 손가락이 아프셨을텐데 ..그때는 굳이 아픈걸 참으면서까지 그 볼품없는 반지를 끼고 계신가 싶어서 엄마한테 화가 나더군요
지금 이렇게 제맘이 쨘~한것은 저도 어느덧 엄마가 되어 있음이겠지요
그때는 내가 커서 우리 엄마손에 꼭 금가락지 끼워 드릴꺼라고 다짐 했었는데 ..돌아오는 엄마 생신 때에는 어릴적 다짐 처럼 우리 엄마에게 딱 맞는 넉넉한 반지 하나 해드려야 겠습니다
뽑기 하나만으로도 맘을 담아서 줬던 그시절이 그립고
지금 내아이가 그런 맘을 담아서 끼워 준 반지가 그어느것 보다도 소중하고 나를 행복하게 만듭니다
앞으로 더많은 살날들을 예전처럼 소중하게 생각하고 의미를 부여하면서 더 감사하게 생각해야 겠다고 다짐해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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