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바보다
송영모
2006.03.22
조회 51
김초시네 머슴 춘돌이는 능글맞지만 순박한 이미지다
나이로 보아서는 비켜간 강산이 두개는 놓여있을지언정
때묻지 않은 아이들과 어울려 "요람기"내에서의 역활을
충분히 해 내었다
나의 요람기 또한 그러한 인물 한두명 정도는 있다
지금은 고인이 되어버린 세옹이형과 옥천의 산골에서
필리핀 부인과 아들 둘을 낳고 잘 살고 있는 남반장이다
적어도 나는 그들을 사랑했다
그들을 멸시하는 틈에서 가슴이 아팠고
그들의 말에 응수하며 억지 미소라도 보였다는것은 잘디잔
내 허접의 정이었으리라
밑바닥에 잠재해 있던 측은을 들추고 같이 드러난 동정은
한 손으로 가렸다
그들은 교활하지 않은 바보였다
아무것도 따지지 않았고 눈에 보이는 순간 헤죽거리다,
내가 눈을 부라리면 입을 삐죽 거리며 머리를 조아렸다
그들만의 세상에서 노닐다 속세를 거닐면 넘쳐나는 바보들
틈에 진짜 바보는 없었다
바보처럼 울고,
바보처럼 웃고,
나보고 바보라고 손가락질 하다 새끼손을 구부려 사랑을
언약하던 그런 바보는 보이지 않는다
나는 바보다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가 힘들까 염려하는 바보이며
떠나는 바람이 아팠을가 염려하는 바보다
나는 바보다
네 눈에 담아진 내가 초라해 죄송스럽고
떠나는 네가 나를 담고 있을까 염려하는 바보다
나는 바보다
걷다가 뒤돌아 본 하늘에 노을이 지면
가슴이 새까맣게 타버리는,
나는 그런 바보다.
이선희......
갈등
불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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