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30여년이란 세월이 흘렀건만
나이 마흔 셋의 아줌마가 되었어도 잊혀지지 않는 아픔이 있다.
초등학교 5학년때였지.
그시절엔 매주 월요일이면 아침 조회때 용의검사라는걸 무슨 거대한 행사처럼 치루곤 했었지.
요즘처럼 가정에서 쉽게 씻을수 있는 여건이 아니었던만큼 모두가 꼬질꼬질했었지.
또 시기적으로 각종 전염병도 많았을테고.
이를테면 머리에 이가 있던 아이도 있었으니깐...
난 피부가 까맣다.
그날도 여지없이 용의검사는 시작되었고
담임선생님께서 내옆에 걸음을 뚝 멈추셨을때는 아무런 생각도할수가 없었다.
선생님은 내게 고개를 숙여보라고 하셨다.
그리고는 목부분에 검정 볼펜으로 X자를 긋고는 집에 가서 깨끗이 씻고 오라하셨다.
어린 나이에 그러려니 하고 집엘 갔더니
엄마는 수세미로 볼펜자국을 지우고 내게 학교에 가라 하셨다.
하지만
선생님께서는 또다시 날 집으로 돌려보내셨다.
그러기를 세번이나 반복하고서야 그날은 그냥 지나쳐갔다.
난 그때 울엄마의 눈가에 어리는 눈물자욱을 보고야 말았다.
5남매가 모두 엄마 피부를 닮아서 까만것을...
본시 태어나기를 그러했거늘.....
결혼을 해서 첫딸을 낳았을때
친정친구들이 했던 첫마디는 "성공했다"였다.
지금 우리 두아이들은 모두 지 아빠를 닮아서 피부가 하얗다.
혹시 날 닮아서 까맣게 태어날까봐 임신기간 내내 얼마나 노심초사했던가?
쌍꺼풀진 눈에 하얀 피부
늘씬하게 곧게 잘빠진 몸매를 한 올해 열여덟살의 내딸 새롬이는이런 엄마의 아픔을 조금이라도 이해할까?
남들은 내게 그런다.
돈주고 일부러 태우는 사람도 있는데 돈 벌었지않냐고.
건강미 넘치고 섹시해보인다나?
남편한테 사랑받겠다고....
얼마전 친정엄마한테 여쭤보았다.
"엄마는 그때 왜 선생님한테 한마디도 안하셨어요?
나같았으면 두번 다시 선생노릇 못하게 했을텐데"라고
엄마는 그러셨다.
"그러게 말이다.때낀것 하고 피부 까만것도 구분못하는 사람이 무슨 선생질이다냐"라고
지금쯤 환갑정도나 되셨을 그 선생님 지금은 어디에 살고 계실까?
성형미인이니 섹시미인이니 하는 요즘의 아이들은 감히 상상이나할수있을까요?
그래도 난 피부 한번 하애 봤으면 원없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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