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노래
김선희
2006.02.15
조회 53
어릴적 엄마는 병악해서 늘 약을 다시고 사셔야만 했습니다.
서울에 있는 큰병원에도 다녀오시고 어린 마음에 우리 엄마가 잘못 되면 어떻게 살아야 하나...
학교갔다 오면 꼭 엄마가 우리두고 멀리 가시는것만 같아 불안하기도 했지요.
그렇지만 엄마는 역시 강인한 분이셨습니다.
아버지가 돈벌러 객지로 나가시면 아버지를 대신해 힘든 지게일도 척척 해내시고 밤에는 끙끙 앓는 소리에 깜짝놀라
엄마~ 많이아파...여기 엄마약...하며 다리도 주물러 드리고
학교에서 돌아오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엄마일도 많이 도와 드리곤 하는 저희 자식들을 보시곤 어머니는 그러셨습니다.
"엄마 그렇게 쉽게 죽지 않는다...
우리 막둥이 장가도 보내고 아니..나 환갑때 까지만 살아도 원이 없겄다~ 며 입버릇처럼 말씀하시곤 하셨지요.
결국 골골하시던 엄마보다 객지생활 하시던 아버지께서 일찍 돌아가시고 엄마는 더욱 억척스레 사셔야만 했답니다.
그런 강인한 정신력과 생활력이 있으셔서인지
큰수술을 받고 잘못 될지도 모른다는 의사선생님의 말씀에
엄마마저 돌아가시면 우리 5남매는 누굴믿고 사나...
아직 환갑도 안된 연세이신데 엄마 소원대로 제발
우리엄마 환갑때까지만이라도 사시게 해주세요..하나님..
종교를 가지고 있지 않은 저였지만 하나님께..빌고 또 빌었습니다.
역시 우리엄마는 그 바램을 저버리지 않고 씩씩하게 털고 일어나
우리 자식들이 차려드리는 환갑상을 받으실수 있었답니다.
그자리에 아버지와 나란히 두분이서 같이 자식들 절을 받으시면 얼마나 좋으련만 그날따라 아버지 생각에 눈물 훔치는 저희를 보시고선 엄마는 "이런 좋은날 눈물은 무슨 눈물이냐...
"나봐라...내가 환갑때까지 살줄 누가 알았겄냐...
니~ 아버지 몫까지 살라고 나를 데려가지 않은게야...
하시며 덩실덩실 춤까지 추시며 마이크를 잡고 노래 한자락 부르시는 엄마모습 처음 뵈었지요.
물론 박자도 틀리고 음정도 틀렸지만 엄마가 부르시는 노래에 맞춰 저희 자식들은 열심히 춤을 추고 우리엄마 살아계서줘서 정말 고맙습니다~ 하고 헹가레도 쳐드렸지요.
엄마... 칠순잔치도 해드릴테니 그때까지 건강하셔야 해요...
엄마 소원대로 우리막둥이도 장가가서 예쁜 손녀딸도 안겨드리고
올해로 68세가 되는 우리엄마...
내후년 엄마 칠순때는 해외여행 시키드릴려고 우리 5남매가 적금들고 있답니다.
엄마 늘 저희곁에 계셔 주셔서 너무 감사드리고
앞으로 10년 20년 계속해서 엄마~하고 부르면
오냐~ 내새끼들~ 하시며 반갑게 맞아주실거죠.
저희 엄마가 좋아하는 "나훈아"씨의 잡초를
엄마와 함께 듣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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