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인생은 설움이셨습니다.
이 상 애
2006.01.19
조회 50
안순이,정자,삼덕이,민호,기자,은자,막내인 은실이........

어머니는 전라남도 화순의 작은 마을 딸부잣집의 산림밑천인 맏이로 태어 나셨습니다.
둘째 이모 아래로 든든한 삼촌이 태어나셨지만,셋째 이모가 태어났다는 소식을 듣고는 속상하신 마음에 주막거리에서 밤새 술을 드시고 그 다음 날 아침에 집에 들어 오셨습니다.

심지어 막내 이모가 태어 날때는 "또다시 딸이 태어나면 화장실 잿더미에 확!묻어 버린데이~~~..."라는 소름끼치는 악담까지 서슴없이 하셨습니다.
아래로 동생들이 줄줄이인 어머니는 친구들이 그~ 재미있는 고무줄 놀이을 하고 있을때
너무도 하고 싶어 등에 업힌 이모를 땅에 눕혀 놓앗다가 이모의 입 안 가득 흙이 묻어 있는 걸 보시고는 외할아버지께 호되게 야단을 맞으셨습니다.
어머니는 늘 혼자가 아닌 등엔 항상 동생들이 업혀 있었습니다.
그러기에 초등학교 문턱에도 밟아보지 못 하셨습니다.

그야말로 없는 집안의 산림밑천이라는 맏딸답게 어머니는 고지식한 외할아버지 밑에서 묵묵히 살아가셨습니다.

1962년...

혼기가 찬 열 아홉 꽃다운 나이에 아버지가 사시는 먼 조카뻘의 소개로 경기도로 시집을 오셨습니다.큰할아버지 큰할머니까지 모셔야하는 층층시하 시집살이에 하루도 마음 편할 날 없으셨습니다.
아무런 말대꾸 없이 다소곳한 큰 어머니와는 달리 약주 드시고 이유 없는 큰 할아버지의 생트집에 견딜 수 없어 참다못해 급기야는 고개 빳빳히 들고 말대꾸를 했다는 이유로 오빠를 낳기 직전까지 호된 시집살이를 하셔야만 했습니다.

설상 가상으로 산림은 뒷전이고 술 좋아 하시고 놀음 좋아 하시는 아버지와의 사이에서 1남 3녀를 낳으시며 살아 오시는 내내 아버지에게 받은 마음의 고충도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두 어(2~3년) 해 전인가 명절때 큰집에서 큰어머님과 저희들에게 옛날 시집와서 겪었던 갖가지 이야기를 풀어 놓았습니다.
그 시대에 어머님들이 그랫듯이 이야기라기 보다는 어머니가 살아오신 세월은 설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듯 싶습니다.오직 자식들 하나 바라보시고 살아 내신 세월...그 어머니의 마음을 우리 자식들은 얼마나 알까요?

"삶이 좀 고달펐어도 그 때가 참!좋았지..".

"자~봐라..."

하시며 수첩 속에 있는 갈래 머리를 따고 친구들과 찍은 빛바랜 흙백 사진을 내 보이십니다.

64년의 연륜 만큼이나 깊게 패인 주름살 너머로 보이시는 넉넉한~ 웃음을 지어 보이시는 어머니의 얼굴은 그 어느 누구의 모습보다 아름답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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