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으며 나이를 한 살 더하는 게 즐겁고 설레던 시절이 분명 있었습니다. 아마 ‘떡국을 두 그릇 세 그릇 먹으면 나이를 한번에 두 살,세 살 더 먹을 수 있다’는 어른들의 장난말에 부른 배를 참으며 떡국을 꾸역꾸역 먹었던 적도 많앗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제 새 달력을 벽에 걸 때가되면 설레기보다는 마음이 착잡해지는 그런 나이가 되었습니다다. - 마흔 셋 !
내 나이도 나이려니와 부모님의 연세가 걱정되는 중년 여인을 거울 속에서 만납니다.
“효도! 다른 거 없다. 살아계실 때 한 번이라도 더 찾아뵈어야해. 그게 효도야!”
부모님을 여윈 선배가 장례를 치르고 오신 날, 후배들에게 회한처럼 해주신 그 말씀이 새삼 또렷이 느껴오는 것도 새로운 해를 맞아 '나이'를 실감하는 요즈음인 것 같습니다.
지난 주 그 말씀을 자주 실천하자는 새해 결심을 실행에 옮기고자 연락도 없이 친정을 찾았습니다.
아버지 옷을 수선하고 계셨는지 어머니가 계신 안방에는 반짇고리가 한가운데 놓여 있더군요.
“마침 잘 왔다. 바늘귀가 통 보여야지. 한 10분은 끙끙 되었나보다. 이리와서 이 바늘 귀 좀 꿰렴” 엄마는 문을 들어서는 내게 실과 바늘을 내미셨습니다.
왈칵 눈물이 쏟아지려 했습니다.
“엄마 눈 좋잖아요?”나도 모르게 볼멘 소리가 나왔습니다.
분명 그랬습니다. 눈이 나빠 안경을 쓰시는 두 분 이모들과 달리 엄마는 시력이 참 좋으셨더랬습니다. 그런데 그런 우리 엄마도 눈이 침침하시고 바늘귀 하나 꿰려면 10분 이상 애를 쓰셔야하다니…… 우리 엄마도 많이 늙으셨구나……
우리 딸이 내 엄마에게 ‘할머니’하고 부를 땐 잘 모르다가도 밖에서 누가 우리 엄마를 ‘할머니’라고 부르면 괜스레 화가 나곤 했었는데…… 그런데 오늘 현실로 맛딱뜨린 어머니의 부인할 수 없는 노화징후라니!
어머니는 씁쓸해진 내 얼굴을 바라보시더니 웃으시며 제게 다가앉으셨습니다..
“윤정아, 이 에미가 눈이 침침하다고하니 에미가 너무 늙은 것 같아 속상하냐? 속상할 것 없다. 누구나 늙으면 겪는 일이야. 하나님의 섭리지!”
“그래두……”저의 볼멘소리에 어머니는 또 한번 웃으시더군요
“너 아주 늙은 사람들이 몇 십 년 만에 만나는 동창회 같은 데서 친구들을 만나면 무슨 말을 제일 많이 하는지 아니?”
“글쎄요……”
“‘어머 넌 어쩜 그대로니? - 뭘, 너도 그대로다 얘’그런 말이란다. 옆에서 다른 사람들이 보면 분명히 ‘할머니’,‘할아버지’가 된 사람들이 서로에게 그러고 있으면 보는 사람들은 우습겠지만, 그게 과연 그냥 인사치레로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겠니?“
“……”
“아니란다. 그건 사실이야. 왜냐구? 그들은 둘이 똑 같이 늙은, 서로의 주름이 안 보일만큼 적당히 눈이 나빠진 노인들이 되었기 때문이지. 그런데 거기 눈에 노화가 오지 않은 한 사람이 ‘너희들 무슨 그런 거짓말을 하고 있니? 쪼글쪼글 늙어가지고는. 그래 너희들은 이 주름이 보이질 않니?’하고 말한다면 그 분은 그 동창모임에서 ‘왕따’감이고 또 가장 불행한 사람이 되고 말거야.”
“정말, 그렇네!”
“에미는 우리 하나님의 섭리를 이런 노화현상에서도 발견하고 감사하단다. 나는 너희 아버지 얼굴에 주름살이 안 보이는 데 너희 아버지만 눈에 노화가 오지 않아서 이 에미 얼굴의 주름살을 볼 수 있다면 우리 부부는 과연 행복하겠니?. 부부 둘이 다 함께 자연스럽게 늙고 변해가는 것, 그런 부부가 바로 행복한 부부란다.”
“와! 우리 엄마 철학 박사님이시다!”
저는 언제 속상했었느냐는듯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노화를 당당히 받아들이시는 우리 어머니의 그 의연함과 지혜로우심에 마음이 놓이고 또 존경을 느꼈습니다.
당당하게 나이를 먹는다는 것! 노화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며 새롭게 다가오는 새 해를 반갑게 맞이하시는 우리 어머니에게 존경과 사랑의 마음과 함께 어머니의 사랑과 젊은 시절의 마음이 담긴 이 노래를 들려드리고 싶습니다.꼭이요!!!
*****모두가 사랑이예요 - 해바라기*****
잔잔하고 마음 편하게 해주는 방송,유영재님의 따스하고 정감있는 목소리와 함께 잘~듣고 있습니다. 계속 좋은 방송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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