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급식에 다녀왔어요
오은진
2005.10.19
조회 40
초등학교 1학년에 다니는 둘째아이 때문에
이주일에 한번씩은 학교급식을 갑니다.
처음 급식을 가던날.
한 아이가 제게 배식판을 디밀면서..
"와~ 거인 아줌마다, 저 잡아 먹으면 안돼요!"
순간 아이들 눈이 다들 놀래서 둥그레지고
우리 아이는 얼굴이 울그락 불그락...
맨뒤에 서있던 아이가 씩씩거리면서 앞으로 오더군요.
제가 키와 덩치가 좀 크거든요.
우리아이는 거의 눈에 눈물이 떨어질듯 매달려 있었어요.
"우리 엄마 거인 아니야~"
그러더니 그 커다란 눈에서 닭똥같은 눈물이
뚝뚝 떨어지는게 아니겠어요.
순간 선생님도 당황하셨고
저도 얼굴이 벌게져서 어쩔줄을 몰랐어요.
그날은 어떻게 급식을 마치고 집으로 왔는지 모르겠습니다.
곰곰히 집에서 생각해보니 제가 너무 잘못하고 온것 같더라구요.
1학년짜리가 던진 한마디에 서른이 넘은 어른이
그렇게 당황해서는...ㅎㅎ
그로부터 두주가 지나서 또 급식이 돌아왔습니다.
그아이가 또 놀리면 어쩌나... 은근히 겁을 내면서요.
배식이 한참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저와 눈이 마주친 그 남자아이는 아니나 다를까!
거인 아줌마 또 오셨네 하는거에요.
그래서... 저두 그래 이 거인 아줌마 보고 싶었어?
나도 너 보고 싶었는데
그랬더니 아이가 내 반응이 생각했던게 아니였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자기 자리로 돌아가더라구요.
그런데... 그 아이가 짝꿍이 없었어요.
장난기가 발동한 저는 그아이옆자리로 배식판을 들고가서
점심을 먹었어요.
그아이 숫가락에 반찬도 올려주면서요.
그리고 말했죠.
너 나중에 어른되면 키가 얼만큼 크고 싶니?
물었더니, 아줌마 만큼요.
그날 점심은 참 맛있었어요.
저희 아이도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점심식사를 마쳤답니다.
그후로도 가끔 급식을 갑니다.
여전히 그 남자아인 다른 아이들이 다 들을 정도로
와~ 거인 아줌마 왔다고 소리칩니다.
그래도 전 즐겁습니다.
그 아이의 진심을 알기때문에 말이예요.
신청곡 하나 올려봅니다.
녹색지대의 사랑을 할거야
자전거탄 풍경의 너에게 난 나에게 넌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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