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애창곡
전정숙
2005.09.28
조회 44

우리 엄마처럼 노래를 좋아하는 분도 없었을 거에요
정말 밥을 지을 적에도 노래를 부르셨구요 청소를 하실 적에도 노래를 부르셨답니다 그래서 저는 다른 엄마도그렇게 노래를 자주 부르시는 줄 알았는데 친구들 말에 의하면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고요 물론 그때 우리 엄마가 노래를 아주 구성지게 잘 부르시는 분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엄마의 꿈은 가수셨답니다 물론 엄한 할아버지가 집에서 천자문을 손수 가르치시고 셈본이라고 하는 산수를 가르치셨다고 하니 엄마가 가수가 되겠다고 하는 말을 용납하실 수 없었을 것이에요^^

할아버지는 제가 어렸을 적에도 참 무섭게 보였답니다
마고자를 입으시고 갓쓰고 버선을 신으신 할아버지가 여느 할아버지와는 사뭇 다르게 보였으니까요
물론 말씀도 자주 하지 않으셨고 우리가 재잘거리면서 떠들면 호통을 치셨던 분이랍니다
그런 기억을 더듬다 보니 엄마가 가수가 되려고 했다는 것은 아마도 매우 어려웠던 일일거에요

그래서 그랬을까요? 어머니가 노래를 부르시면 왜 그렇게 슬퍼보였을까요?
평소에는 참 유쾌한 분이셨는데요 노래만 부르시면 꼭 흐느껴우는 듯 애절하게 들렸지요
특히 엄마가 좋아하신 노래는
코스모스 피어있는 길 - 김상희씨의 노래였을 거에요
엄마는 참 그 노래를 자주..그리고 잘 부르셨어요
엄마가 노래 부르실 적마다 정말 길가에 핀 하늘거리는 코스모스를 보고 있는 듯 했거든요
그러고 보니 엄마 젊었을 적 사진을 보니 단정한 머리에 허리가 잘록히 들어간 원피스를 입은 그 모습이 한 송이의 코스모스 같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엄마가 영낙없이 코스모스로 느껴지는 것 있지요?
우리 엄마~!
젊었을 적 우리 학교에 한번씩 오시면 참 이쁘고 고우셨는데..
이제는 머리 허연 할머니가 되어버리셨네요
이참에 엄마를 찾아가 한적한 들길을 한번 걸어볼까요?
엄마는 코스모스를 참 좋아하실 거에요
엄마를 닮았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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