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서 미안해요
김무종
2005.09.04
조회 42
제가 기르는 강아지가 하나 있습니다
숫놈인데
이 놈도 남자라구
앞집에 사는 이쁘게 생긴
암놈 강아지를 따라 다니더군요...
처음엔 피하던 암놈도
시간이 지나면서
변하더군요... 어느새
그 두 강아지는
때어놓을 수 없을만큼
늘 붙어다니게 되더군요....

그래요,
강아지도 저렇게
사랑을 하는데...
나도 할 수 있을줄만 알았습니다
당신이 나를 바라보지 않아도
내가 이렇게 바라보고만 있으면
언젠가 당신도 이 마음 알아주실거라
한 사람의 진심을 헤아려줄거라
그렇게 믿었습니다...

사랑해서,
미안했습니다...
배고플때 밥을 먹고,
졸릴때 잠을 자 듯이
당신에게
난 그렇게
자연스레 빠져들었고
사랑했습니다...

언젠가 당신이 나에게
왜 당신을 사랑했는지를 묻는다면...
그 말에 기어이 대답하겠습니다
보고싶어 그랬다고,
당신을
사랑 안 하고는
살아갈 자신이 없어서 그랬다고
내 사랑을 참기엔,
나 혼자만의 힘으로는
무리가 있었다고...
그래서 그랬다고......

나 혼자의 힘으론
무리가 있었다고...

아침에 일어나 담배를 피우고,
잠 들기 전에 술을 한 잔 마시며
술 기운 이라도 빌어서
당신을 사랑하지 않으려 했지만...
그것도
무리였다고......

돌아서야 할 때를
이젠 지나버렸기에
마음대로 돌아서지도 못하고,
다가서지도 못하는
그렇다고
울지도 못하는...
기껏해야,
마시던 술잔을
잠시 내려놓는 것 밖에는
다른 표현을 할 수 없는...
내가
당신을
사랑해서...
미안해요... (옮 긴 글)

은 희 - 사 랑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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