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노래<<<
유현숙
2005.08.31
조회 74
아버지만 생각하면 만감이 교차를 합니다. 어렸을 적 가끔씩 모습을 보이시던 아버지~ 도대체 어디 계시다가 저렇듯 불쑥 나타나시는 것일까~!
싸릿문을 여시고 회색인지 검정색인지 여하튼 구분이 잘 안가는 때낀 중절모자를 쓰시고 들어오는 아버지를 보면 와락 덤벼갈 수가 없었기에 그렇게 머뭇머뭇 아버지를 옆눈으로 바라보곤 했습니다.
우리 형제들..
네 형제들 모두다 한결같은 모습으로 쭈빗거리면서 아버지를 맞이하였건만 어머니는 눈길조차 주시지 않으셨습니다.
피곤에 절은 듯 먼지와 흙이 잔뜩 묻은 구두를 벗으셔도 어머니는 부엌에서 일부러 그러시는게 뻔한듯 그릇을 세게 씻으셨고 한동안 우리 방안에는 침묵만이 흘렀었죠
그러나
결국 아버지를 위한 고깃국이 상에 올라오고 모처럼 푸진 반찬을 대하는 우리 형제들은 아버지가 놔주시는 숟가락 위 반찬들을 몽땅몽땅 먹어대느라 바빴습니다
그렇게 만난 우리 아버지는
컴컴한 마루 끝자락에 앉아서
들릴 듯 말듯 노래를 부르셨습니다.

눈물도... 한숨도.... 나혼자.... 씹어삼기며.....


무슨 가삿말인지 통 알수가 없었지만 왠지 아버지가 불쌍해서 견딜 수가 없었고 그만큼 아버지를 모른 척 하는 어머니가 밉기만 했습니다.
우리가 반가운 만큼 어머니도 아버지를 반겨주시면 얼마나 좋을까
그래서 그렇게 해주시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어머니를 바라봤어도 어머니는 찬바람이 쌩쌩 돌듯 저만치 마루에 앉아 등을 돌리고 계셨지요

아버지는 그렇게 혼자서 며칠동안 마루끝에만 앉아계시다가 또 먼길을 떠나셨습니다.

어머니의 반짇그릇 안에 넣어둔 종이봉투 속에 몇장 되지 않는 지폐가 들어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나서부터는 더더욱이 아버지가 불쌍하기만 했습니다.
아마도
뭔지는 모르겠지만 돈을 벌러 가셨던 울 아버지의 마음을 달래주는 그 노래는 오랜 향수를 불러내듯 제 가슴 속에서도 울려났고
결국 긴 세월이 흘러서 돌아오신 아버지는 늙고 병이 들어 거동을 제대로 못하고 계십니다.

눈물바람으로 부엌에서 일을 하시던 어머니가 그래도 아버지 돌아오시니 좋으신듯 눈을 찢어져라 흘겨대는 일은 없어졌었지요

아버지는 지금도 가끔씩 혼자 노래를 곧잘 부르십니다.


눈물도 한숨도 나혼자 씹어삼기며
밤거리에 뒷골목을 누비고 다녀도
사랑만은 단하나로 목숨을 걸었다....

아버지의 인생역정이 담긴듯 그렇게 독백처럼 외워대시는 노랫말은 아버지를 더욱더 끈끈한 정으로대하도록 만들어준답니다.

아버지의 노래
>>>맨발의 청춘 - 최희준<<<<
씨의 노래를 부탁해도 될까요?

댓글

()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해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