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노래....
원영민
2005.05.26
조회 52
푸른 나무들의 짙은 잎들을 보니 문득 어린시절이
떠오릅니다....
봄을 지나 이맘때가 되면 모내기하느라 무척이나
일손이 바쁘곤 하죠..
아침일찍부터 조그만 일손이라도 모자라서 우린에겐
언제나 큰일이 있을때마다 저멀리 신작로를 걸어가서
동생하고 누런주전자에 막걸리를 사오는 심부름을
시키곤 하셨죠....
어머니부터 워낙에 술을 좋아하셔서 그런지 우리도
어린 나이에도 막걸리를 자연스레 먹게 되었고
심부름뒤엔 들고 오다가 맛보면서 오다보면 집에
다다랐을때는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라 마당 한켠에
깔아놓은 멍석에 누워버렸던 일이 생각납니다...
모내기하시면서 엄마는 온동네 떠나갈듯이 이미자씨의
여자의 일생을 구슬프게 목청껏 불러 그힘든일에도
노래와 흥이 있었기에 버티셨던것 같아요...
지금도 귀전에 어머니의 그노래소리가 들리는듯 합니다..
한해 농사에 모든먹거리가 달려있던 그때는 너무나
어렵고 가난했기에 먹거리 또한 풍부하지 못해서
군것질이라고는 상상도 못했고 점심때 커다란 가마솥에
잘눌어붙은 노릇노릇한 누룽지가 큰 간식거리여서
서로들 먹을려고 싸우던 기억도 새삼 나네요...
늘 햇볕에 그을려서 나이가 더들어보이는 구부정한 엄마를
볼때면 항상 가슴저려오던 생각이 납니다.
일찌기 홀로 되셔서 먹고살아야했기에 자식들키우며 뒤바라지
했기에 그갸냘픈 손과 엄마의 몸은 어느새 농사일로 찌들어
천직이 되어 버리고 말았지요...
한평생을 흙과 함께 살아오신 나의 어머니...
오늘따라 너무 보고 싶습니다...
영재님 어머니가 힘들때마다 즐겨 부르셨던
여자의 일생을 들려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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