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손을 가진 울남편
윤경순
2005.05.19
조회 47

아프다고 말하기엔 좀 그런..
암튼 소화제 한알 먹고 일찍 누워버린 어제였다.
그냥 푹쉬고 잠자는게 젤이겠다 싶어 열시도 전에 누웠더니
눕자마자 남편이 퇴근해왔다..
재잘거리던 내가 조용하니 집안이 고요해졌다.
남편은 내 신경을 건드릴까 TV도 켜지않고 신문을 뒤적인다.
혼자서 베개에 얼굴을 파묻고 잠을 청하는 시간..
남편을 저렇게 방치(?)해도 되나..하는 미안함이 들었다.
하루종일 일하고 돌아온 사람에게
말동무도 안해주고 누워있는거 많이 미안한 일이다.
다시 나와서 과일 내주고 앉아있다 남편의 등에 기대어 있어본다.

TV란 녀석이 얼마나 많은걸 차지하고 있었나싶다.
그녀석에게 저녁시간을 다 내주고 이렇게 고요하게 있어보기나 했나..
그렇게 아무런 소음도 없는 시간에 앉아있는 고요함이라니..
남편은 내손이 약손이다를 해준다고 누워보랜다...
군살이 생겨서 두리뭉실해진 배를 내민 행복감~
남편의 손바닥에서 전해오는 따뜻함에 뱃속까지도 편안해진다.
정말 남편의 약손이 효과가 있을까?

내손이~ 약손이다~ 내손이~ 약손이다~~♪
그렇게 읊어주는 남편의 미소를 보니 진짜 약손인양
아픔도 개운하게 사라져버렸다..
진짜 효과있는 약손인지..아님 아까 먹은 소화제 때문인지 모르지만
남편은 내가 금새 거뜬해졌다고 웃으니 정말? 정말?..그런다.
나도 그 소화제 때문이라곤 생각지 않는다.
남편의 따뜻함이 전해져 아픈게 모두 사라져 버린거라고 생각한다.
약손을 가진 울남편...
그 따뜻함을 느꼈던 어제 저녁은 행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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