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애창곡*
배명희
2005.05.10
조회 65
어머니는 빈대떡을 참 좋아하십니다
가끔씩 핏짜를 사가지고 가면
"이기 무슨 맛이고? 빈대떡이 을매나 맛이 좋은 줄 아나?"
하면서 어머니는 핏자를 거의 개떡주무르듯 이리 주무르시고 저리 주무르시다가 어거지로 삼키듯 꿀떡 목안으로 밀어넣으시는데
웃음이 나오기만 합니다.

어머니는 우리가 어렸을 적에 참 많은 일을 하셨습니다
방물장수를 비롯하여서 호떡 장수...
신발 장수
인형 장수..

그리고 마지막으로 빈대떡 장수를 하셨답니다

오일장이 서는 재리 시장을 찾아 어머니는 한쪽 구석의 자리를 차지하고선 곤로심지를 불을 붙이고
번철을 올려놓아 지글지글 빈대떡을 부쳐 파셨지요

저는
그 모습이 참 싫었습니다.
사람들이 돈을 내기도 전에 어머니가 지져놓으신 빈대떡을 쪽쪽 손으로 찢어드시면서 그 값은 내지도 않고
또 더 달라고 한장씩 더 빼앗아 가고 마니 결국 어머니는 한장을 팔면서도 세장을 부쳐야 하는 계산이 나오니 영악한 저는 그런 손님이 되게되게 미웠답니다.

그러나 어머니는 음식을 파는 사람은 후덕하지 않고선 절대로 장사 못한다고
웃기만 하셨지요

그렇게 어머니가 흰수건을 머리에 두르고
흥얼거리면서 시장 한 구석에서 부르시던 노래는 바로 <빈대떡신사>
였습니다
양복입는 신사가 요리집 문 앞에서 매를 맞는다
왜 맞을까?

하면서 훌떡 빈대떡 뒤집고

왜 맞을까?

하시며 또 빈대떡을 지지고

저는 그렇게 한번씩 번철 위의 빈대떡을 지지고 뒤집고 부쳐대는 어머니의 장단과 함께
잔잔하게 콧소리가 섞인 어머니의 노래를 들어야만 했습니다.

그리운 추억처럼 어머니의 노래는 제 어린 동심의 세계에서도 울렸고
같이 따라부르면 정말 시간가는 줄 모를 만큼 빈대떡은 잘도 팔려나갔습니다.

기름 냄새 가득히 배여서 집으로 돌어갈 즈음이면 조금은 속이 느글거렸어도
어머니랑 같이 손을 잡고 흥얼거리며 돌아올 수있는 그 날들이 좋았습니다.

오호호호 우습다
이히히히 우스워

으하하하..우습다

모녀는
뭐가 그리 좋은지
서로의 얼굴을 보면서 히히거렸습니다.

우리 어머니~
그렇게 고생을 고생이라 여기지 않으시고 우리 4남매를 무사하게 길러주셨답니다

빈대떡~

대할 적마다 떠오르는 어머니의 모습과 노랫말들
<빈대떡 신사>
를 들려주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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